뿔난 갤노트7 사전예약자…이통사 '후끈' 삼성 '느긋'
뿔난 갤노트7 사전예약자…이통사 '후끈' 삼성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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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T월드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삼성 갤럭시노트7' 출시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수진 이호정기자] 출시 전부터 돌풍을 몰고온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사전예약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정식 출시일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제때 제품을 받아보지 못한 탓이다.

특히 공식출시 이후 사전예약자가 아닌 현장구매자들의 개통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전예약' 실효성 논란까지 불거질 조짐이다.

◇ 가입유치 경쟁에 사전예약 '나몰라라'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갤럭시노트7의 개통은 약 20만 중반가량으로 당초 사전예약자 40만명을 전부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날 "예판기간동안 주문량이 폭주한 탓에 제품 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한 '갤럭시노트7'을 이달 말까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과 달리 이미 개통된 20만대도 사전예약자와 현장구매자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드러나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사전예약을 신청한 A씨는 "사전예약을 했는데 왜 아직도 기계조차 구경을 못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현장구매한 사람도 있던데 판매점에서 예약을 받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사전예약자들이 제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현장구매자들이 먼저 휴대폰을 받을 수 있었던 걸까. 업계에서는 몇몇 대리점에서 자사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사전예약자보다 현장구매자들에게 우선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통신사가 물량을 공급 받는 절차는, 공식 및 개인 대리점에서 사전예약 신청을 받은 뒤, 해당 물량을 지점에 신청, 지점이 이를 본사에 요청한다. 본사는 삼성전자로부터 물건을 수령한 뒤 다시 지점에 물량을 전달, 지점에서 대리점에게 공급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대리점이 지점으로부터 물건을 받은 뒤, 사전예약자에게 먼저 연락해 제품을 제공하는 게 맞지만, 현장에서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는 구매자가 나타날 경우 해당 구매자에게 먼저 판매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는 사전예약자의 경우 기기변경이 많아 대리점 측에서 취하는 이득이 적은 반면, 현장 구매자의 경우 번호이동으로 유도해 대리점 측이 얻는 이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대리점에서는 기기변동 가입자는 뒤로 하고 번호이동 가입자 위주로 개통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개인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각 대리점마다 통신사별로 고객 유치를 했을 때 얻게되는 이득이 다르다"면서 "자사에 유리한 통신사 이동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예약 물량 배정의 경우 각 통신사 대리점 능력에 따라 물량 배정이 차이가 날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같은 대리점이라도 받는 수량이 각각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상대적으로 적은 사전예약자를 받았거나 사전예약자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할 경우 이를 현장판매로 돌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 공식 대리점 관계자는 "예를 들어 사전예약을 신청했던 고객이 블루를 원한 가운데, 대리점에 골드나 실버 등의 다른 색상이 먼저 들어올 경우 현장 구매자가 먼저 제품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 물량부족 사태 책임은 이통사? 삼성?

이처럼 사전예약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이통사들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객 불만이 SK텔레콤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KT나 LG유플러스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사전예약 물량을 못받았다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SK텔레콤의 사전예약자가 타통신보다 많이 몰려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일부 사전예약자들은 삼성전자의 물량 공급 차질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초기 물량과 사전예약 판매량의 비교가 충분히 가능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미리 고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

사전예약을 신청한 C씨는 "사전 예약이라는 것은 정식판매일까지 지급 가능한 숫자만 받아야 되는 게 정상 아니냐"면서 "예약자도 못 받은 상황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한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품절사태를 노이즈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빈번했던 아이폰 시리즈의 물량부족 사태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신제품 출시의 경우 사전에 계획을 가지고 생산에 들어가고, 물량을 예측하는데 이번에는 고객 수요가 몰려 물량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면서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아직 제품을 받지 못한 사전예약자들을 위해 폰 개통기간을 오는 31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6∼12일 예약구매자는 오는 28∼29일에, 13∼18일 예약구매자는 오는 30∼31일에 각각 매장을 방문하면 제품을 안정적으로 수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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