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 치약 발암물질 특허 118개
LG생건·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 치약 발암물질 특허 11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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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모레퍼시픽은 발암물질로 논란이 됐던 트리클로산의 구강 내 확산 속도 등 구강 내 체류시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발명했다고 1998년 밝혔다(왼쪽). LG생활건강은 1998년 12월 자극성 및 사용감을 개선시킨 치약조성물을 개발하면서 기포제로 소듐라우릴에테르설페이트와 방부제로 메틸파라벤·프로필파라벤을 사용했다(오른쪽). (표=정유섭 새누리당 의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국내 3대 치약 제조 기업의 특허기술에 암 유발 성분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가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치약 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LG생활건강의 제품에도 이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국내 3대 치약 제조업체인 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의 'SLS 관련 특허기술'은 118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세 기업은 2000억 규모의 국내 치약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특허기술에는 2014년 '발암물질 논란'으로 사용금지 됐던 파라벤과 트리클로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기술은 LG생건이 6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모레퍼시픽(43건)과 애경산업(11건)이 뒤를 이었다.

국내 치약업계 1위인 LG생건은 1998년 치약을 개발할 당시 SLS와 함께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메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을 함유시켰다.

이와 관련해 LG생건은 "SLS 성분은 기포제로 사용될 뿐"이라며 "성분을 어떤 업체로부터 납품받는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989년 항균성 치약을 개발했다며 특허를 첫 출원하면서 SLS를 제조성분에 포함시켰다. 1998년에는 발암물질로 사용이 금지된 트리클로산을 활용해 구강 내 확산 속도와 구강점막 및 치아에 흡착성을 높이고, 구강 내 체류시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특허를 출원했다. 2001년에는 소나무추출물과 소금을 함유한 송염치약을 개발하면서 발암물질인 파라벤을 제조성분에 포함시켰다.

애경산업도 1994년 SLS를 활용한 치약개발 특허를 출원한 이후 한방, 생약 성분 포함 및 잇몸질환 예방 등의 대부분의 특허기술에 이 성분을 포함시켰다.

최근 미원통상에서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CMIT·MIT)가 들어간 제품을 제공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애경산업은 이 제품들은 치약 제조에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애경산업은 자사 치약제품에 SLS가 들어가지만 일본 카오(KAO)사로부터 공급받고 있고 최근 이 성분들이 포함돼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이 CMIT·MIT 성분 함유를 몰랐을리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CMIT·MIT가 화장품과 샴푸 등 생활화학용품에 살균제 및 방부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고, 30년 넘는 기간 동안 SLS을 사용해 치약을 제조해왔는데 이를 모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상품 전량회수에 나선 아모레퍼시픽은 "치약 제조에 CMIT·MIT이 들어간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원상사에 CMIT·MIT를 최초 공급한 SK케미칼과 현재 공급사인 다우케미칼 등 화학물질 제조사들은 CMIT·MIT가 SLS와 같은 계면활성제에 탁월하다고 소개해 왔다.

SLS는 거품을 내서 음식물 찌꺼기를 쉽게 떨어트리도록 하는 기포제로 치약에 들어간다. 이 성분은 입자가 매우 작아 인체에 침투가 쉽다. 눈이나 뇌, 심장 등 장기에 머물러 장시간 잔존하게 되면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정유섭 의원은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통해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제조사들의 자발적인 안전성 입증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이라며 "식약처와 소비자보호원은 시장에 나와있는 치약제품 성분에 대한 전수조사를 즉시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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