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감 도마에 오른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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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금융감독원이 연일 국회 국정감사 도마에 올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30일엔 금감원 임직원들이 보유한 주식 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어 적절한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자료를 낸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시장을 관리·감독하는 금감원의 특성상 직원들은 기업들의 미공개 정보 등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그 부적절성을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최근 금감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천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기업 임직원들을 적발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뒤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금융사들이 작던 크던 회사에서 일어난 일들을 금감원에 '사전보고' 하는 관행이 현실이라는데 있다. 최근 증권사 한 연구원이 "회사 연구원 한명 한명의 주식 매매 현황까지 일일이 신고해야 하는 것은 솔직히 버겁다"고 말 한 바 있다, 이같은 관행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직무수행과 관련해 알게 된 정보로 유가증권·부동산 등 재산상 거래 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임직원 행동강령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럽다.

더구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기부금 논란에 금감원 직원이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 자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청와대에 금감원 파견 인사가 기존 2~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면서 "이 과정에 4급이던 금감원의 파견직급이 3급 또는 2급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보면 미르, K-스포츠재단이 모은 기부금 가운데 119억원은 3개 금융기업(삼성생명 55억원·삼성화재 54억원·한화생명 10억원)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3개 기업 모두 보험사라는 점에 비추어 볼때, 업권별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금감원이 기부금 동원에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지난 1월 벌어진 금융위의 영화예매권 강매 논란도 도마위에 올랐다. 당시 금융위는 은행·보험·증권사 등에 영화 '오빠생각'의 예매권을 3000장~1만7000장까지 사달라고 유선으로 요청했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인 임시완이 정부의 금융개혁을 알리는 핀테크 홍보대사를 맡아줬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는 "강매·할당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금융사들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금융당국이 영화표 예매를 협조요청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도 "미르 K-스포츠 재단 기부금 모금에 일체 간여한 사실이 없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하지만 납득할 만한 설명이 전혀 없어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하는 생각이 앞선다.

금감원을 뜻하는 영어 약자 FSS(Financial Supervisory Service)가 Financial Supervisory Supervisory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까지 들린다.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때인가. 김영랍법이 발효돼 깨끗한 나라만들기가 한창이다. 금감원은 자신들이 국감장에서 의혹의 중심에 서는 것에 대해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진위여부를 떠나서 그렇다. 이번 일을 내년 국감에서는 금감원이 다시 거론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제대로 가다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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