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달리는 콘서트홀 '볼보 S90'
[시승기] 달리는 콘서트홀 '볼보 S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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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뉴 S90 주행사진 (사진=볼보자동차)

가속·정숙·음향 '탁월'…좁은 내부·내비게이션 '아쉬워'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볼보자동차(이하 볼보)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XC90에 이어 두 번째 플래그십 모델 '더 뉴 S90'을 출시했다. '스웨디시 젠틀맨'을 콘셉트로 탄생한 럭셔리 세단 S90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후 많은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더 뉴 S90 디자인은 볼보 최초의 2도어 스포츠 쿠페 'P1800'의 콘셉트를 계승했다. 외관은 자체를 보다 낮고 넓으면서도 길어 보이게 하는 시그니처 비율을 자랑한다. 차체는 △전장 4963mm △전폭 1879mm △전고 1443mm △축거 2941mm다. 그야말로 '단단함'이 느껴진다.

대시보드에서 앞바퀴 축까지 길이를 길게 하고 앞바퀴 축에서 차량 앞 끝단 사이 거리는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보닛 길이를 좀 더 길게 만들어 웅장하면서도 날쌘 느낌도 풍긴다.

이 모델에는 볼보 새로운 디자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T자형 헤드램프와 새로운 아이언마크가 적용된 세로 모양의 '토르의 망치' 그릴을 적용했다. 풀LED 헤드램프는 차량의 인상을 보다 강렬하게 해준다.

▲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화면전환 방식을 그대로 옮겨놨다. (사진=정수지기자)

옆 라인은 직선형의 쿠페형 디자인과 입체적인 프론트립 등이 스포티함을 부각한다. 후면은 볼보의 전통적인 리어램프 디자인을 옮겨놨다. 직선형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 멀리서 봐도 한눈에 '볼보차'라는 것을 인지하게 한다.

인테리어는 직선형 디자인으로 통일해 일체감을 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북유럽 특유의 기능미와 간결함이 고급스럽다. 대시보드는 세로형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와 크롬으로 포인트를 준 다이얼노브로 완성했다.

특히 대시보드를 운전자 쪽 방향으로 살짝 틀어 배치해 운전 중 조작을 용이하게 했다. 단단한 천연나무와 가죽 스티치, 크롬라인을 곳곳에 추가해 미니멀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극대화했다.

9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화면전환 방식을 그대로 구현한다. 정전기 방식이 아닌 적외선을 이용한 방식으로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 더 뉴 S90 인테리어 (사진=볼보자동차)

이날 시승한 코스는 인천 네스트호텔을 출발해 미단시티 공원주차장, 쉐라톤 그랜드 인천, 인천대교 기념관을 거쳐 다시 네스트호텔로 돌아오는 약 103km. 시승 차량은 디젤모델 'D5 AWD'와 가솔린모델 'T5' 최상위 모델이다.

먼저 시승한 D5 AWD은 디젤 사륜구동 모델이다. 최고출력 235ps,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으니 생각보다 내부가 좁아 답답하게 느껴졌다. 헤드룸도 다소 낮아 자칫 머리가 닿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은 전고 때문인지 운전석 시트를 최대한 올려도 땅에 붙어가는 느낌이다.

척추를 닮은 인체공학적 시트에 최고급 가죽인 나파가죽을 적용했다. 마사지 기능도 있으며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시동을 켜고 엑셀레이터를 밟으니 터보렉 없이 재빠르게 가속한다. 스티어링휠은 묵직해 조작이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낮은 전고 덕분인지 타이어가 노면을 단단하게 잡아 접지력이 탁월했다. 고속에서도 방향 전환이 매끄러웠다.

▲ 파일럿 어시스트2 기능을 작동하면 계기판에 초록색 핸들모양의 아이콘이 뜬다. (사진=정수지기자)

고급차의 기본 소양으로 꼽히는 정숙성도 좋았다. 디젤과 가솔린의 차이가 없을 정도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할 경우에는 차선유지기능이 바로 차량을 바로잡았다.

운전 중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기는 어려웠다. 미숙한 점도 있겠지만 모든 기능이 숨어 있어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 에어컨 조절 버튼을 찾는 데도 이것저것 다 눌러봐야 했다.

네비게이션도 실망스럽다. 국내 네비게이션에 익숙한 나머지 화면 구성과 디테일 부분은 부족함이 엿보였다.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도를 볼 수 있는 점은 편리했다. 운전석쪽 사이드 미러는 왼편 끝에 굴곡을 만들어 오히려 운전할 때 어지러움을 유발했다. 시야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다음으로 T5 모델을 시승했다. 가솔린모델인 이 차량은 다운사이징 2.0ℓ 4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터보차저를 적용해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 토크 35.7kg·m를 자랑한다.

인천대교 고속주행 구간에서 파일럿 어시스트2 기능을 사용했다. 이 기능이 어색해 처음에는 겁이 나기도 했지만 자동으로 앞 차와의 간격과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했다. 차선 이탈 시 차량을 차선 내로 복귀하는 것은 물론 차선 중앙에 차량을 정확히 위치했다.

▲ 도어 안쪽에 설치된 B&W(바워스&윌킨스) 스피커 (사진=볼보자동차)

주차 시 기어를 파킹(P)로 놓으면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로 주차 가능 상황을 보여준다. 차량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 4대가 10km/h 미만 속도에서 전송해주는 이미지를 하나로 조합해 보여주는 것이다.

또,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기능은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까지 도와준다. 차량 전면과 후면에 설치한 초음파센서 4개가 주차가능 공간을 감지해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보여준다. 협소한 공간이나 후면 주차에 미숙한 운전자라면 유용할 것 같다.

특히 이날 호평을 받은 것은 음향 시스템이었다. 볼보가 최초로 선보인 바워스&윌킨스(B&W) 음향 시스템은 전문 사운드 디자이너가 직접 개발부터 참여해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풍부한 입체적인 사운드를 더 뉴 S90에서 그대로 재현한다.

B&W 스피커는 대시보드와 1열 좌석의 양쪽도어, 2열 좌석의 양쪽도어에 총 19개가 설치됐다. 뒷좌석에 위치한 에어 서브우퍼, 1476와트 출력을 자랑하는 하만 카돈의 D 앰프까지 설치해 탑승객 모두가 실내공간을 꽉 채우는 웅장하면서도 선명한 사운드를 주행 중에 즐길 수 있다. 음향모드는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 3가지다. 판매가격(VAT 포함)은 5990만~71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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