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연일 허우적…반등은 언제?
코스닥, 연일 허우적…반등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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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투자자 외면·대표 업종 부진 '이중고'
"증시 활성화 정책으로 '박스닥' 탈피 기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코스닥시장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연일 미끄럼을 타면서 600선도 불안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기관 투자자들의 지속적 매도세와 코스닥을 이끌던 바이오·제약 등 업종의 침체에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 ▲ 연일 침체 국면에 있는 코스닥(표=키움증권 영웅문 캡쳐)

◆지수 8개월來 최저치…기관 17일 연속 '팔자'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4.66p(0.73%) 떨어진 635.51에 장을 마감, 닷새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2월18일(638.43) 이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장중 620선 중반까지 고꾸라졌지만, 그나마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다. 이달 들어 종가 기준 상승 마감한 날은 4일에 불과하다.

지수는 지난 8월12일 705.18로 장을 마친 뒤 두 달 반 가량 700선을 터치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677.79)와 견줘서도 6.23% (42.28p) 빠졌다. 지난해 7월 780선 내외에서 형성됐던 것에 비해 1년 남짓한 간에 무려 150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나간 셈이다. 한 달 이상 2000선을 지키고 있는 코스피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코스닥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건 주로 기관 투자자의 두드러진 순매도세가 주 요인이다. 기관은 이날 '사자' 전환하기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이는 올해 최장 기간 연속 순매도다. 종전 기록은 지난 3월11일~4월1일까지의 16거래일 연속이다. 기관이 17일 연속 '팔자' 움직임을 보이는 동안 코스닥은 7.19% 빠졌다.

기관은 올해 들어 예년보다 유난히 뚜렷한 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에서 기관들의 순매도 금액은 4조6010억원에 달한다. 이달에만 4728억원을 팔아치웠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순매도 규모(2000억원대)와 견줘 23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그나마 개인이 이달 들어 7212억원 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기조를 유지한 것이 더 큰 폭의 지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지속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25일 기준 이달 들어 코스닥 신용잔고는 4조2411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피(3조3166억원)보다 1조원 정도 많은 수준이다. 연초(3조4566억원)보다 23%(7845억원) 증가한 규모다.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는 2%대로 최근 2010년 이후 5년간 평균치인 1.88%를 웃돈다.

신용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주식 투자금을 빌리고 갚지 않은 주식 수나 돈을 말한다. 따라서 높은 신용잔고는 단기 차익실현을 노리는 매도세력일 가능성이 커 대량 매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대표 업종 부진도 악재…정부 정책으로 반등 기대

여기에 코스닥을 이끄는 업종의 부진도 지수를 끌어내리는 주 요인으로 작용한다. 코스닥 대표 업종인 제약주는 최근 주식시장에 파문을 불러온 '한미약품 사태' 뒤 10% 이상 빠지며 휘청이고 있다. 또 다른 주 업종인 IT주 역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문제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덩달아 하락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파장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신이 주가 하락을 불러왔다"며 "여기에 갤럭시노트 7 사태도 불거지면서, IT 관련 업종 부진으로 이어져 코스닥 하락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코스닥의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은 증시 활성화 정책으로 '박스닥'(박스권 코스닥) 돌파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년간 코스닥 시장이 새로운 박스권에 갇히자 금융위원회에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역동적인 자본시장 구출을 위한 상장·공모제도 개편 방안'을 지난 5일 내놓았다.

성장성이 있는 기업이 적자 상태에 있더라도 코스닥 상장을 통해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려는 게 주요 의도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과거에는 현재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지에 집중했다면, 이번 방안은 사업화 성공 이전 단계에서도 일반상장이 가능하다"며 "현재의 재무상태에 집중하기 보다는 상장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요건 중 매출, 이익 등에 관한 요건도 상장 후 5년이 경과한 시점으로 적용해 시장 퇴출도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평이다. 이에 투자자들이 특정 기업의 현재 이익 창출 여부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에 투자할 수 있게 돼 수급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지루한 흐름을 나타낸 코스닥은 정부정책에 힘입어 새로운 재도약의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중기적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박스권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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