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SK증권, 엇갈리는 '가치 평가'
'매물' SK증권, 엇갈리는 '가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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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 사옥(사진=SK증권)

저렴한 지분, PEF·DCM '매력'…낮은 자기자본·실적 '의문부호'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최근 매각설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른 SK증권을 두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렴한 인수비용과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사모펀드(PEF), 채권자본시장(DCM)이 매각에 긍정적일 것라는 의견과 낮은 자기자본과 저조한 실적 때문에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가 보유하고 있는 SK증권의 지분 10%를 매각키로 결정, 다수의 인수 후보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수 대상자로는 사모투자펀드(PEF)와 경쟁 중소형 증권사등이 거론되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들어 꾸준히 매각설이 부각돼 왔다. 지난 2015년 8월, SK가 SK증권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 SK C&C와 합병, SK그룹의 지주사가 된 이후부터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8조 2항은 금융지주 외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유예기간으로 주어진 기간(합병 2년) 내에, 보유하고 있는 SK증권 지분 10%를 처분해야 한다.

SK증권의 최대 장점은 인수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SK가 보유한 SK증권 지분 10%만 인수해도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진다.

SK증권의 시가총액 3905억원으로, 이에 대한 지분 가치(10%)는 390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도 기존에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이나 이베스트투자증권과 비교해 가격 부담에서 현저히 줄어든다.

SK증권이 영위하고 있는 사모펀드(PEF)와 채권자본시장(DCM)에서의 강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지난 2006년 업계 최초로 프로젝트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한 SK증권은 현재 14개의 PEF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 누적 규모는 2조원대에 달해 증권사 프라이빗에쿼티(PE) 가운데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DCM 채권 인수 부문에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을 따돌리고 선두에 올랐다. SK증권은 △일반 회사채(2조6330억원) △카드채(1조9900억원) △기타금융(3조400억원), △자산유동화증권(2조2815억원) 등 총 9조9445억원의 채권을 인수했다.

SK증권은 이와 함께 총 9조8868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 대표주관 실적을 일궈내며 점유율 11.60%를 차지, KB증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5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전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이에 반해 낮은 자기자본은 몸집을 불리고자 하는 증권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SK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4189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 4조원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증권사에겐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증권 인수는 검토조차 해본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저조한 실적도 매각에 부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7억3404만원으로 전년과 견줘 61.8%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16억1552만원에 그쳐 49.5% 감소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시장 거래대금 감소로 리테일 부문 실적 악화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SK는 SK증권 지분매각 유예기간이 끝나더라도 사업의 현저한 손실이나 경제여건의 변화 등 사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2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SK증권 몸값이 예상과 크게 부합하지 않게 형성될 경우, SK가 지분매각 유예 기간을 연장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관계자는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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