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트룩시마 호재에도 주가 '제자리'
셀트리온, 트룩시마 호재에도 주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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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發 '쇼크' 여파 바이오 투자심리 위축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기자] 코스닥 대장주이자 대표 제약주인 셀트리온의 주가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자사 제품이 대규모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호재에도 제한적 범위에서 지루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을 강타했던 '한미약품 사태'로 얼어붙은 바이오 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전장 대비 400원(-0.40%) 떨어진 10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부터 닷새 연속 상승 반전에 실패했다. 전날 13일 만에 매도 전환한 외국인과 엿새 연속 '팔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기관이 16억원 어치 차익 실현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 지지부진하게 흐르고 있는 셀트리온의 주가(표=네이버 증권 캡쳐)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10만7400원이었던 주가는 이후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6.6% 가량 빠졌다. 특히 2월 들어 상승 마감한 날은 24거래일 중 절반도 채 안 되는 10일에 불과하다. 이 기간 낙폭이 점진적으로 확대됐다. 

셀트리온은 연초면 으레 뚜렷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가시적 성과를 시현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

지난 2015년 1~2월에는 두 달간 무려 68%가 뛰었다.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가 본격적으로 유럽에서 팔리기 시작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8% 이상 오르기도 했다. 올해(-5.49%)와는 현저한 차이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오를 만한 충분한 재료는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22일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최종 판매허가를 받았다. '램시마'에 이어 유럽에 진출하는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어시밀러다.

이번 허가로 이르면 올 2분기부터 영국을 비롯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트룩시마의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최초의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로 시장을 선점, 매출액이 올해 58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2090억원, 2019년 3870억원, 2020년 5341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의 주가는 오히려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트룩시마 판매 승인을 받은 지난 22일, 두드러진 오름세가 기대됐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0.10% 찔끔 오르는 데 그쳤다. 이후 지지부진하게 흐르면서 10만원 선도 위태로운 상태다.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주가가 별다른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주식시장에 파문을 불러온 '한미약품 쇼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미약품의 늑장공시, 미공개 정보유출 등 사태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고, 제약·바이오 업종의 잇단 침체를 야기했다. 아직 이러한 파장이 제약·바이오 대표주인 셀트리온에 특히 잔존한다는 지적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램시마의 블록버스터 등극에 이어 글로벌 첫 바이오시밀러 항암제 출시라는 업적을 이뤘음에도 셀트리온의 주가는 답보상태"라며 "국내 바이오 업체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랭한 것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셀트리온을 포함한 주요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주춤하다. 셀트리온 외에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포진된 메디톡스와 코미팜, 바이로메드 등의 주가도 최근 부진한 양상이다. 한때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코스닥시장을 주도했던 휴젤, 씨젠 코오롱생명과학은 10위권 중반부터 20위권까지 밀려난 상태다.

다만 셀트리온이 향후 반등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룩시마의 유럽시장 진출로 향후 성장 동력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판단에서다.

한병화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현재 상태는 여타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과 차별화돼야 마땅하다"며 "개발단계 약에 대한 부풀려진 기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 판매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예상보다 약한 주가 움직임이 답답하긴 하지만, 불안하지 않은 이유"라며 "올해 셀트리온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30%, 72% 성장한 4294억원, 8694억원을 기록, 주가 상승 탄력을 지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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