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트럼프 기대 반납한 시장…새 저점 탐색
[주간환율전망] 트럼프 기대 반납한 시장…새 저점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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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하단 전망 1100~1110원선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러시아 내통' 관련 논란이 증폭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대가 꺾이고 달러화가 되돌림을 겪으면서 원·달러 환율도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국내 새정부 정책 기대감과 원화 자산에 대한 양호한 투자심리도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러시아 내통' 논란 증폭…달러화 급락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4원 내린 1118.8원에 개장해 오전 9시 40분 현재 전날보다 10.3원 내린 1116.9원에 거래되고 있다. 4거래일 만에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논란이 증폭되면서 달러화 약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급락했다. 러시아 내통 수사를 진행하다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오는 24일 하원 청문회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추가 폭로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도 예산안 의회 제출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 의구심이 커졌다.

지난 19일 제임스 불라드 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시장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관련 시각 차이를 언급한 점도 달러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불라드 총재는 "지난 3월 금리 인상 이후 금융시장 거래자들과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견해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블룸버그 기준 연방기금(FF)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 인상 확률은 97.5%로 나타났다.

◇美 청문회 경계·外人 투자수요 견조…저점 찾기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새로운 저점을 탐색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리스크로 달러화 약세 압력이 유지되는 반면, 원화는 새 정부 정책 기대에 따른 양호한 투자심리를 감안할 때 추가 강세 압력이 유효하다. 월말 수출업체 네고 물량 출회도 하락 재료다. 시장 전문가들이 설정한 주중 하단 레벨은 최저 1100원에서 1110원, 상단은 1125원에서 1130원선으로 설정됐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정치 불확실성이 정책 불확실성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라며 "코미 전 국장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관련 경계감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불라드 총재가 시장과 연준의 시각차를 공식적으로 거론하면서 재정과 통화의 양면에서 기존 컨센서스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저점 경신을 향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제시한 주간 레인지는 1100~1130원선이다.

여전히 견조한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도 환율 하락을 견인하는 요인이다. 이날도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3% 가량 상승하면서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시장이 미국 불확실성을 주시하는 가운데 양호한 원화자산 수급이 지속되고 J-노믹스 기대와 재정지출 확대 기대가 지속되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유효하다"며 "주식,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가 이번주에도 지속되면서 원화 강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 연구원이 제시한 주간 레인지는 1105원에서 1130원선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도 "지난주 누그러졌던 위험회피가 다시 살아나고 있어 환율이 반등할 만한 분위기는 아닌 만큼 기존 저점을 트라이할 가능성이 있다"며 1110~1130원선의 등락을 점쳤다.

◇美 FOMC 의사록 발표…1115원선 지지력 테스트

하단 지지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트럼프 정책 기대감을 빠르게 되돌렸고, 6월 금리 인상 경계감도 여전해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24일 5월 FOMC 의사록에 따른 시장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새 정권 출범 이후 두번째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잠재된 대북 리스크도 원화 강세 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하원 청문회를 앞두고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되면서 달러화 약세와 위험선호, 월말 네고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미 정치 리스크로 위험선호가 점차 둔화될 가능성과 북한 우려 등으로 낙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주간 레인지를 1110~1125원선으로 제시했다.

민경원 연구원도 "달러화 지수가 트럼프 정책 기대를 전부 반납했고,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와 2분기 미국 경제성장 기대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를 제한할 것"이라며 "1115원선이 그간 강력했던 1130원선을 대신하는 균형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원화 강세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주 서울환시에는 미국 '코미 노트' 청문회 뿐만 아니라 24일(현지시간) 5월 FOMC 의사록 공개와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OPEC(석유수출국기구) 정기총회에서의 감산 합의 등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부터 매일 연준 관계자 연설도 예정돼 있다. 23일에는 미국의 제조업 및 서비스 FMI지수, 25일 미 4월 도매재고도 발표된다. 26일에는 미국의 1분기 성장률 수정치 발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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