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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IB들 '당근에만 눈독'…한국판 골드만삭스 꿈 접었나?

기사승인 2017.06.17  07: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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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수지 기자

발행어음 등 쉬운 돈벌이 몰두, 대형화·새 먹거리 찾기 '뒷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 시대에 발맞춰 발행어음 업무를 향해 잰걸음을 하고 있는 증권사들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이 착잡하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탄생에 대한 기대감은 커녕 안정적인 돈 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자기자본 요건을 갖춘 미래에셋대우·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단기금융업을 비롯한 종합금융투자업무 조직을 정비하는 데 분주하다.

최근 NH투자증권은 전략투자운용부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초대형 IB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준비조직(TFT)을 상설 조직화한 전략투자운용부는 현재 단기금융업 인가와 발행어음업무 관련 준비에 한창이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단기금융업과 발행어음 관련 업무 준비를 전담하는 종합금융투자실 TFT를 신설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지난해 말 초대형IB 추진단을 꾸리고 단기금융업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증권도 TF를 마련해 발행어음업무에 대해 관련 부서들과 협의를 시작했다.

발행어음은 상품 특성이 은행의 정기예금과 유사하다. 발행자가 약속한 기간 동안 어음을 소유하는 사람에게 이자를 붙여서 돌려주는 구조다. 이제까지 증권사들의 주요 자금조달 루트였던 주가연계증권(ELS)보다 발행 비용이 적고 리스크 관리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업무에 집착하는 이유는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거둬들여 이를 우량기업 대출,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금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자랑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은 업계 8위임에도 상위사들보다 더 높은 두 자릿수대 ROE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발행어음 업무와 비슷한 성격의 종금라이센스로 기업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 찾기보다는 발행어음에 목매는 듯한 증권사들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은 곱지 않다. 증권사들이 초대형 IB 준비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변화지만 금융당국의 당초 의도였던 한국판 골드막삭스를 지향하는 회사는 눈에 띄지 않아서다.

IB 업무에 주력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투자 업무 등 트레이딩 수익 중심으로 이익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증권사들이 당장 돈 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는 국내 증권사를 글로벌 IB로 도약시키는 것이 초대형 IB 도입 목표였다"면서 "발행어음 업무는 초대형 IB 진입을 유도하는 당근책 성격이 더 강한데 증권사들이 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더 엄격한 총자본비율(BIS비율)을 적용 받는 은행 대신 초대형 IB들이 공격적인 모험투자에 나서주길 기대한다"며 "이런 기대에 순자본비율(NCR) 규제완화도 추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우리나라에서도 자기자본 10조원 이상의 IB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가장 큰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조차 현재 자기자본 8조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와 있어도 선뜻 인수 의지를 내비치는 증권사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희정 기자 khj@seoulfn.com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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