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수주회복에도 인력감축·도크폐쇄…왜?
조선3사, 수주회복에도 인력감축·도크폐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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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수주량 증가했지만 올해 수주계약 건조까지 1~2년 걸려 '공백 발생'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조선업계가 올해 들어 연이어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업황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과거 수주 절벽 여파로 각 조선사가 순환근무 및 도크 폐쇄에 나서는 등 분주하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 '빅3'인 현대·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5월까지 수주실적은 총 9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총 수주실적(64억달러)대비 29억7000만달러 높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미포조선)의 올해 5월까지 수주실적은 약 38억달러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25억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계약하는 등 수주실적에서 가장 앞선다. 올해 5월까지 삼성중공업의 수주실적은 총 48억달러다. 대우조선해양도 현재까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어난 7억7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수주가 늘면서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잔량도 세계 수준에 머물렀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조선소 모니터 6월호'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세계에서 수주 잔량이 가장 많은 조선소는 대우조선해양(거제·626만6000CGT·88척)이었다.

이어 현대중공업(울산·333만1000CGT·69척), 삼성중공업(거제·320만5000CGT·60척)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이와 같은 실적에도 각 조선사는 현재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최근 잇따른 수주로 총수주량은 늘었지만, 한동안 지속했던 수주절벽 여파로 당장 건조에 나설 일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수주 잔량은 2000만CGT 밑으로 떨어지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조선사의 수주 잔량은 1989만CGT로 2003년 6월 말(1914만CGT)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면서 조선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주 후 설계도 제작 등을 거치면 통상 1~2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올해 수주 물량이 빨라도 내년 상반기쯤 도크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수주 계약을 맺어도 설계도 제작 등을 거쳐 건조까지 약 1~2년이 시간이 걸린다"며 "올해 건조한 선박이 건조를 위해 도크에 들어가는 건 빨라도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이 현재 엔진사업부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순환휴직을 전 사업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중공업은 지난 5월 말부터 엔진기계사업부를 대상으로 5주간 일정의 교육과 유급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휴유인력 발생으로 도크도 폐쇄된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이달 말까지만 가동하고 오는 7월 1일부터 잠정 폐쇄할 예정이다. 단, 향후 일감부족 문제가 해소되면 재가동할 수 있도록 가동 중단 기간 중 설비 유지·보수는 지속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과 올해 3월 울산 4·5도크를 각각 중단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아직 모든 도크가 생산에 사용되고 있지만, 일감이 줄어드는 하반기 도크 중단이나 매각 가능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순환휴직 및 도크 폐쇄 등이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순환휴직 및 도크 폐쇄는 업무 공백상태를 초래해 작업 숙련도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조선업계 관계자는 "순환휴직은 작업 숙련도 부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며 "그러나 도크폐쇄는 협력업체까지 업무 공백상태를 초래해 숙련도 하락 영향이 일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도 어둡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선가 지수가 상승했지만 이는 상장 조선사들과는 무관한 벌크선의 선가 상승에 기인한다"며 "한국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초대형 유조선(VLCC)이나 LNG선 선가는 작년 말보다 각각 4.1%, 6.1%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누적 신규 수주는 지난해 동기보다 11.1% 늘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4.0% 적어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척당 52억8000만원의 적자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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