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미국을 충격에 빠트린 '햄버거병' HUS, 국내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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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으로 분류…"美서도 명확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 기자] #, 지난 2006년 8월, 미국의 57세 여성이 대장균에 노출된 치즈버거를 먹고 병에 걸렸다며 당시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웬디스(Wendy's)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미국 연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해당 여성은 다소 덜 익은 햄버거임을 발견하고 나머지는 버렸는데, 구토증상과 복통을 느끼자 이틀 후 병원을 찾아간 결과 HUS(Hemolytic Uremic Syndrom, 용혈성 요독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에 대해 웬디스 측은 햄버거를 먹은 후 시행한 대변배양검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해서 자사의 햄버거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이에 뚜렷한 원인이 입증되지 않아 제조사가 면책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유사소송이 제기되는 등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연극배우 A씨는 당시 두산이 운영하던 패스트푸드점에서 치즈와퍼 햄버거를 사다 먹은 후, 알레르기성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자 이를 제조 및 판매하는 두산을 상대로 100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지난해 4살 여아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후, 신장장애 2등급 판정을 받은 사연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햄버거병'이라고도 불리는 HUS 질병에 대해 재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HUS는 국내서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 있으며, 주로 소아에서 발생하며, O157:H7 대장균(Escherichia coli, E. coli)의 감염된 환자의 5~15%에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이 대장균은 독소를 분비해 장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 신장에 전달돼 급성 신장 손장을 야기시키고, 뇌에 손상을 주면 경련과 혼수를 일으키며, 췌장에 손상을 주면 췌장염과 경우에 따라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1997년 복통을 유발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병원성 O157:H7 대장균이 국내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검출된 것이 최초 사례다. 당시 이 미국산 쇠고기는 햄버거용에 사용될 예정인 것으로, 문제의 대장균이 검출되자 농식품부는 즉시 반송 또는 폐기처분했다.

문제의 O157:H7 대장균은 소의 내장이 감염원인으로, 현재까지도 미국 어린이들 신장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HUS 등을 유발하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탓에 숨진 사람들 대부분은 그로 인한 2차질환인 심장마비나 폐기능 정지, 뇌졸중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이 HUS 발병 원인은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조차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백과사전 사이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미국에서는 시금치가 오염되면서 O157:H7 대장균과 유사한 대장균이 검출돼 소고기뿐만 아니라 채소로도 이 병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서는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 원인이 여전히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까지도 최초 환자 발병 등과 관련해서 아직 보고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민건강보험에서도 '희귀난치성질환'으로 분류되는 이 질병은 산정특례제도에 해당되기 때문에, 환자가 부담할 수 있는 치료비 부담을 대폭 경감(전체 치료비 100만원 산정 시, 환자 부담금 10만원)해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당시 4살인 A양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후 신장장애 2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맥도날드가 '원인 불상' 등을 이유로 책임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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