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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유통업 갑질 피해 '3배 배상제' 도입

기사승인 2017.08.13  22: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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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조 "불공정거래 근절대책 첫째 과제 선정"
대형유통업체 초긴장…"법제화과정 지켜봐야"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3배 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설정했다. 이것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들어가 있는 내용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0일 오전 세종시 공정위에서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첫 과제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3배 배상제가 적용되는 행위들은 상품대금 부당 감액과 부당 반품,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 사용과 보복"이라며 "미국 클레이튼법(Clayton Act)처럼 3배 배상 의무화도 가능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유통업체에 칼을 빼들었다. 업계에 관행화된 불공정 행위들을 집중점검하고 위반할 경우 강도 높은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3대 전략과 15개 실천과제를 발표했다. 3대 전략은 중소 납품업체의 권익보호 강화가 중심이다. 대규모유통업법 집행체계 개선과 불공정거래 감시기구 확대도 포함됐다.

납품업체 권익보호를 위해 7개의 실천과제를 골랐다. △규제대상에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포함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판매수수료율 공개 △온라인 및 중간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심사지침 제정 확대 △대형유통업체의 인건비 분담 △최저임금 인상 시 납품가격 조정 △판매분 매입 금지 △구두발주·부당반품에 따른 피해 예방 등이다.

◇ 복합쇼핑몰·아울렛까지 규제 확대

이번 유통업 제도 개선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국한돼 있던 것을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온라인쇼핑몰까지 범위를 확대 데에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은 소매업자에게 매장을 임대해주는 '임대업자'로 규정돼 대규모유통업법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들이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대규모유통업법에 적용돼야 한다는 해석이다.

향후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점포 중 임대매장에서 발생한 소매업 매출액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이거나 소매업 매장면적이 3000㎡ 이상이면 법적 규제를 받는다.

또 판매수수료율 공개 대상이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로 확대된다. 기존에는 백화점과 TV홈쇼핑만 판매수수료율을 공개해왔다. 공정위는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의 판매수수료율을 공개해 정보접근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침이다.

판매수수료는 납품업체 대신 상품을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거나 판매액에 비례해 매장 임차료를 받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 인건비 부담 줄이고 납품가격 조정

공정위의 이번 종합대책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판촉행사 등의 인건비 분담이다. 지금까지 판촉행사 관련 인건비는 보통 납품업체가 부담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익을 얻는 비율만큼 인건비를 나눈다. 이익비율 산정이 곤란할 경우에는 50:50으로 인건비를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의견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한 정부입법안을 추진 중이다.

공정위가 유통업법규제 위반에 대한 과징금을 2배, 손해배상액을 3배로 늘렸기 때문에 대형유통업체의 부담은 크게 증가한다. 특히 판촉행사가 잦은 대형마트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A가 20개 점포에서 20일간 와인 시음행사를 열면서, 50개 납품업체로부터 종업원 100명을 파견 받는다고 가정하면 총 1억2800만원의 인건비가 든다. 과거엔 납품업체가 이를 모두 부담했지만 앞으로 대형마트 A가 인건비의 50%인 6400만원을 내게 된다. 이를 어기면 과징금 1억2800만원과 손해배상액 3억8400만원을 물어야 한다.

납품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납품가격 조정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대형유통업체들은 상품 가격 내리기 경쟁을 벌였는데, 최저임금이 오른 상태에서 대형유통업체들 간 최저가 경쟁으로 중소 납품업체들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 주먹구구식 납품 관행 개선

공정위는 '판매분 매입' 관행을 탈법 행위로 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판매분 매입은 납품업체가 소비자에게 먼저 상품을 팔고, 그 양 만큼 대형유통업체가 매입하는 것을 뜻한다.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사들인 상품을 소비자에게 파는 게 통상적이지만, 대형유통업체 입장에서 재고가 부담이다. 이에 대형유통업체들은 재고를 남기지 않으면서, 재고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기기 위해 판매분 매입을 관행적으로 해왔다. 납품업체들은 '갑'인 대형유통업체들이 '팔리지 않는 상품을 회수하라'고 지시하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구두발주나 부당반품 피해예방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납품업체에 주문할 때 계약서에 수량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한 것. 이에 대한 위법여부 판단기준, 반품 허용사례 등을 적시한 부당반품 심사지침을 만들 계획이다.

공정위가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자 대형유통업체들은 초긴장 상태다.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는 "예상보다 강도가 세다"면서도 "모든 내용이 법제화 된 게 아니어서 추진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alttab@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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