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 독감백신 가격 내렸어요"…소비자들 '반색'
"4가 독감백신 가격 내렸어요"…소비자들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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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공급이 늘고 가격은 내려 소비자들이 고를 수 있는 기회가 늘었다.

2015년 150만명분서 올해 1000만명분 확대…B형 바이러스 예방도 가능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4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가격이 내려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커지고 있다. 예방 범위가 넓은 데다 제약사 간 경쟁으로 가격까지 저렴해지면서 선호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은 크게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나뉜다. 3가 백신은 세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백신으로, A형 2종(H1N1, H3N2)와 B형 1종(빅토리아)을 예방한다. 4가 백신은 B형 바이러스 '야마가타' 예방까지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2012년부터 4가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기존 3가 백신을 맞고도 B형 독감에 걸리는 사례가 많아진 게 그 이유다.

4가 백신의 국내 공급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4가 백신이 처음 국내에 풀렸던 2015년 150만명 분량에서 지난해 900만명, 올해는 1000만명 분량까지 증가했다. 공급 업체도 점차 많아지면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녹십자와 SK케미칼, 일양약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경쟁했지만 올해는 보령바이오파마와 동아에스티, 다국적제약사 사노피가 합류했다.

제약사 간 경쟁으로 공급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독감 예방 접종 시기는 9월부터 11월까지인데, 제약사들은 그 해 판매하지 못한 제품들은 모두 폐기해야 한다. 매년 균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접종 가격도 크게 내려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작년 4가 독감 백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접종 가격은 4만원가량이었지만 최근 가격 경쟁으로 인해 1만5000원까지 내려간 상황"이라며 "독감 예방 접종 시즌이 끝나기 전에 생산 제품을 모두 소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 간 출혈 경쟁을 우려하고 있지만, 값이 저렴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올해 독감 예방 접종 계획이 있는 서현지(가명·27·여)씨는 "수요가 늘어나 물량이 일찍 동날까봐 걱정이 되지만, 가격이 저렴해지면 당연히 좋은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은진(26·여)씨도 "예방 가능한 바이러스도 추가됐는데 값까지 싸지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도 4가 백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늘고 있다. 경기 부천시 K의원 관계자는 "제약사별 독감 백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4가 백신을 접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해진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H의원의 경우 수요가 늘어나면서 4가 백신만을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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