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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희 칼럼] 한국의 핵 발전사를 돌아보면

기사승인 2017.10.12  19: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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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홍승희 기자] 물리학도로서 70학번인 필자가 기억하기로 71, 72년 무렵에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활동하던 재외 한국인 핵물리학자들이 줄줄이 정부 초청으로 귀국한 적이 있었다. 그 무렵 들은 소문에 기초하자면 박정희 정권은 자주국방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고 판단된다.

핵무기를 개발하고자 했고 미사일 개발 노력도 했으나 번번이 발사시험에 실패했다고도 알려졌었다. 그 발사시험 때마다 빅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발사장에 나타났었다고도 했다.

그로 인해 일정 정도의 연구성과도 거뒀으나 80년대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그간의 핵무기 연구 성과들을 한국군의 작전지휘권과 함께 죄다 미국에 넘겼다고도 들었다.

이 모든 정보들을 필자가 직접 취재해 확인한 바가 없으니 딱히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여러 정황으로 보자면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을 듯하다. 군 출신인 박정희는 월남전 참전을 계기로 한국군의 무기가 빠르게 현대화시켰다. 그간 미국이 내놓지 않던 각종 무기류를 월남 참전 군인들이 귀국할 때마다 개인 소지 화기는 물론이고 전장에서 수습된 무기들까지 챙겨 들어오면서 가능했던 일이다. 그렇게 해서 한국군의 개인총기가 M1소총에서 M16으로 바뀌었다.

경제성장 못지않게 군 출신 박정희가 공을 들인 부분은 국방력의 향상이었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미래에 핵발전소가 있었다. 지금은 ‘핵’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감을 희석시키자고 ‘원자력발전’이라고 쓰고 있지만 적어도 처음 박정희가 도입한 것은 ‘핵발전소’였다.

지금은 환경을 걱정하는 시민사회의 입김이 어지간히 커졌지만 처음 핵발전이 시작될 때만 해도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무지했던 상황이다. 그리고 핵무기와 핵 발전은 서로 다른 것처럼 교육되기도 했다. 핵무기는 고속 폭발인 반면 핵 발전은 저속 폭발로 에너지를 얻는 것이어서 안전하다고 했다.

아마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그 때 그 세뇌 속에서 태평스러웠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원전 가동문제를 둘러싼 국민적 논란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당시 박정희의 야망은 핵 발전을 통한 우라늄 확보와 그를 통한 핵무기 개발일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짐작했었다. 공식적으로 발표될 일도 아니니 그 진실은 박정희의 무덤 속에 영원히 묻혀 버렸을지 모르지만.

어쩌면 당시 박정희도 그렇고 그 정권의 관계자들 모두가 정말로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믿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최초의 원전 사고가 날 때까지는 원폭과 원전은 다른 걸로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니 박정희는 자기 고향 근처에 그 최초의 핵발전소를 지을 결심을 했을 것이고.

이제 와서는 1986년 체르노빌 사고뿐만 아니라 그 보다 앞서 최초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1979년 미국 쓰리마일 원전 사고-비록 조기 대응으로 방사능 유출량은 많지 않았다지만-가 있었고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과 그 여파로 밀어닥친 큰 쓰나미로 인해 발생함으로써 원전 자체의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급증했을 뿐만 아니라 지진 등 외부적 충격에 의한 위험성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체르노빌 사고 때만 해도 ‘인재’에 대한 경각심만 커지는 데 그쳤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반전이 왔다.

이제 독일 등 국민 복지를 중시하는 유럽 국가들은 탈핵, 탈원전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국토가 넓고 불모지도 많은 나라들은 별개로 하고 좁은 국토에 인구밀도가 조밀한 나라들은 핵 발전의 위험을 가까이에 둬야하기에 빠르게 탈핵, 탈 원전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건설이 진행 중이던 신고리 5, 6호기 원전 건설을 지금 단계에서 폐기해야 하느냐 마느냐로 국민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공론조사가 막바지 단계에 다다랐다. 위원회 조사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든 정부는 그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투자된 돈이 아깝다거나 혹은 전력부족 해소대책이 미흡하다거나 여러 건설 지속주장들도 있어서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날지는 알 수 없지만 체르노빌급 사고가 한국 땅에서 벌어진다면 그 재앙은 역대 최악이 될 것이 자명하다. 방사능폐기물 처리문제는 어느새 잊힌 화두가 돼가고 있기에 더 걱정이다. 부디 모두가 진심으로 미래를 걱정하며 결론 내려주길 기대한다.

홍승희 기자 buslo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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