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비싼' 한국 매운 라면, 해외서 잘 나간다
'몸값 비싼' 한국 매운 라면, 해외서 잘 나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2014~2017년 판매량 기준 중국 온라인 라면 시장 톱 5 제품.(자료원=즈옌컨설팅)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2년 연속 중국수입시장 판매량 1위
농심 '신라면'·오뚜기 '진짬뽕'도 동남아서 프리미엄급 대접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한국의 매운 라면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현지 제품보다 1개당 가격이 2배가량 비싼데도 매출이 폭발적 증가세여서 눈길을 끈다.

12일자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시장뉴스를 보면, 올해 중국의 수입라면 시장에서 한국 제품 점유율은 56.7%에 이른다. 대만, 일본 제품이 올해 들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한국 제품은 138%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중국 온라인 라면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올 한 해 불닭볶음면의 중국 수출 실적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동남아 시장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불닭볶음면 전체 수출의 40%가량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몫일 정도다.

불닭볶음면의 중국 판매 가격은 5.98위안(986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2015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던 퉁이(統一)의 '중식 김치라면'은 2.16위안(356원)이다. 그럼에도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끈 데는 차별화된 매운맛과 품질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농심의 라면 제품들 역시 중국에서 꾸준한 인기다. 올해는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잠깐 뒷걸음질쳤지만,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농심 '김치라면'은 중국 온라인 라면시장에서 지난 2015년부터 3위권을 지키고 있다.

농심 '신라면'도 중국이나 동남아시장에서 현지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은 현지 제품들보다 2배 정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사실상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짜왕'이나 '보글보글 부대찌개면' 등 다른 프리미엄 제품도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역시 라면 수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진짬뽕' 등 프리미엄 제품의 동남아 수출 실적이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오뚜기 관계자는 "진짬뽕이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동남아 중에서도 베트남 쪽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동남아의 라면 시장이 가격경쟁에서 품질경쟁 구도로 바뀌면서 한국 라면의 호조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은 "중국 라면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라면은 프리미엄화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국내 라면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데 비해, 중국이나 동남아에선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