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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재개발 한남뉴타운 3구역 '들썩'…억소리 부담금 '장벽'

기사승인 2018.02.09  1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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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일대 주택가.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한남3구역은 입지와 교통, 인프라 시설까지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알짜배기 땅이에요. 여기에 브랜드 아파트까지 들어선다면 강남을 충분히 뛰어넘을 겁니다." (H공인중개업소 황 모씨·50)

용산 개발 호재를 등에 업은 한남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 불이 붙었다. 정부가 강남 재건축 시장의 발을 묶자 이 일대 재개발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인데,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한남3구역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며 몸값이 1억원 이상 껑충 뛰었다.

다만 이 일대는 대지지분이 작은 분할(쪼개기) 매물이 대부분이어서 향후 추가부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 개발 호재 업고 가격 급등…"매물 동 났어요"

9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3구역). '빨간 벽돌집'으로 불리는 1980년대식 다가구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 곳은 정겨운 분위기를 풍겼다.

가파른 언덕의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계단형으로 줄지어있는 주택들은 평범하기 그지없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투자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총 면적 111만205㎡에 달하는 한남뉴타운은 서울 강북 지역의 대표적인 재개발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한남3구역(38만5687㎡)은 지난해 10월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195개동, 총 5816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남산을 등에 지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데다 신분당선 연장선, 도심 최대 공원인 용산민족공원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건설사와 투자자들에겐 군침도는 알짜배기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한산했던 주택가는 지난해부터 타 지역에서 매물을 알아보러 오는 투자자들로 정신이 없다. 특히 주말,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 오전에 이방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는 게 중개업자의 얘기다.

매물은 이미 동이 났다. 일반적으로 10억원 가량의 현금이 있어야 거래가 가능한데, 대지지분이 작은 매물은 한참 전에 바닥을 드러냈고 현재는 현금부자들만 살 수 있다는 대지지분 30~40평 정도의 매물만 2~3개 나와 있다.

다세대·연립 지분 호가는 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보다 2000만원 이상 급등한 셈. 대지지분 19.8㎡는 지난달 7억원 수준에 거래됐고, 26평 짜리는 현재 호가가 13억2000만원이다. 이마저도 집주인을 겨우 설득해 깎은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용산구 보광동 W공인중개사사무소 이 모(59·여)씨는 "지금 투자를 하기엔 너무 늦었다. 진입장벽이 낮은 소형 상품은 몇달 기다려야 겨우 나올 정도고, 지금은 대지지분 26평짜리 2층 단독주택만 있다"며 "이것도 어젯밤 겨우 구한 것이니 다른 중개업소에 가서 말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 용산구 한남뉴타운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 중개업자 "대지지분 작은 매물, 추가부담금 눈덩이"

다만 투자가치가 높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만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남3구역 일대는 과거 지분쪼개기가 성행하던 곳이어서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 향후 추가부담금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지분쪼개기란 재개발이나 뉴타운지구 예정지역에서 단독주택을 헐고 다세대주택을 신축, 여러 가구로 분할한 후 입주권을 받는 것이다. 지분쪼개기를 했을 경우엔 조합원 수가 크게 늘어나게 되면서 재개발 시 일반분양분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이때 대지지분이 작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 조합원은 수억 원의 분양가를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 분명함에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는 이유도 추가부담금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

최근엔 중개업자들 마저 소형 매물 투자를 말리고 나섰다. 매물을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고, 장기간 버틸 자신이 없다면 애초에 투자는 무리라는 것이다.

S공인중개업소 진 모(62·여)씨는 "한남3구역은 분할 매물이 30%에 달한다"며 "대지지분이 작은 매물은 매맷값이 낮아 투자자가 가장 많이 몰리고 있지만, 사실 따져보면 먹을 게 별로 없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지지분이 10평 안팎의 매물을 산다면 나중에 7억원 정도의 부담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이 정부 규제의 사정권을 벗어났어도 재건축과 달리 조합원 수가 많고,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며 "무엇보다 수억 원에 이르는 추가부담금은 감당할 수 없는 폭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진희 기자 ljh@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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