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하나금융, '채용비리 대립' 시즌2…무슨 악연 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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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최흥식 채용비리' 증거 밝혀달라"피감기관에 이례적 요청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5년 전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에 대해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관련 증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당국이 피감기관에 '내부 자료를 공표해달라'고 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흥식 금감원장이 하나금융 출신으로 김정태 회장과 '하나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이번 당국과 하나금융간의 '감정 골' 원인이 차제에 더 명확해 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시도에 대해 셀프연임 등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가운데 채용비리 이슈와 관련해서도 상호 대립각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되면서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2015∼2017년 채용실태 검사 땐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됐고, 복구하기 어렵다던 하나은행에서 그보다 전인 2013년의 채용 관련 내용이 제기된 데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최 원장의 친구 아들이 하나은행에 채용됐던 2013년 당시 점수 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과거의 채용 관련 자료가 남아 있다면 조속히 이를 검증, 사실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혀달라는 입장을 전날 하나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어서 자체 서버에 접속했을 때 증거 인멸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일 때 대학 동기로부터 자기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그의 이름을 건넨 바 있다. 당시 지주 회장은 현재 3연임을 앞둔 김 회장, 하나은행장은 김종준 행장이었다.

하나은행 안팎에선 최 원장 동기의 아들이 합격선에 미달했는데도 점수 조작 같은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그는 하나은행 모 지점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 원장이 은행 측에 이름을 전달한 것이 '내부 추천'일 뿐, 이를 '비리'로 규정하려면 점수 조작이나 기준 변경 등 구체적 불법 행위가 수반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전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안내 자료'에서도 "(은행권 채용실태 검사에서) 추천자 명단에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추천 대상자를 모두 부정 채용으로 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과거 채용에서 그룹 임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우수 인재' 추천을 받았고, 이들은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최 원장이 친구 아들의 이름을 알린 것도 이런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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