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FOMC]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금리인하 더 멀어지나
[미리보는 FOMC]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금리인하 더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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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예상 상회, 경기는 하회···정책 경로 수정 불가피
연내 인하횟수 3→1.5회 하향···9월 인하 가능성 낮아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견고했던 경기가 예상 밖 부진을 기록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선 물가상승세가 우려할 수준까진 아니라고 평가하지만, 연준의 예상 경로를 이탈한 만큼 매파적 기조의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나아가 금리인하 시점의 지연이나 연내 인하 횟수 하향 조정 등이 암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高 인플레이션에 인하 기대감 후퇴···연내 인하 1.5회 반영

30일부터 다음달 1일(현지시간)까지 5월 FOMC가 개최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5월 동결 가능성은 95.8%에 달한다.

이런 전망의 핵심 근거는 물가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 CPI가 각각 3.5%, 3.8%씩 상승, 시장 예상치(3.4%, 3.7%)를 웃돌면서다.

특히 연준이 통화정책에 주로 참고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2.8% 상승, 시장 예상치(2.7%)를 웃돌았다. 이로 인해 미시간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기존 3.1%에서 3.2%로 확대되는 등 물가상승압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수의 연준 인사가 지금의 제약적인 통화정책기조를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일각에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적 기조가 강해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금리인하 기대감도 계속 후퇴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인하(-25bp) 전망치는 44.8%로, 동결 전망치(41.4%)와의 격차가 3%포인트 안팎까지 좁혀진 상태다.

또한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인하횟수는 1회(38.7%)이며, 2회 인하 전망은 30.3%다. 이는 시장이 연내 인하 횟수를 1.5회 정도로 반영 중임을 뜻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물가 지표까지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FOMC 내 컨센서스가 연내 2회 인하 밑으로 하향 조정됐다고 본다"며 "이번 FOMC에서 파월 의장은 추가 인상에 대해선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겠지만, 물가의 추가 둔화를 확인하기 전까지 동결을 지지한다는 취지로 발언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물가 속 경기침체는 고민거리···'매파적 동결' 불가피

문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6% 상승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3.4%)와 시장 예상치(2.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부진은 GDP의 70%에 달하는 개인소비지출이 전분기 대비 2.5% 증가에 그치며, 작년 4분기(3.3%)와 비교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산업경기도 위축됐다. 1일(현지시간) 4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되는 가운데, 선공개된 예비치가 49.9로 4개월 만에 위축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업 PMI 예비치(50.9)는 기준치(50)를 상회했지만, 전월(51.7)과 비교하면 둔화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지만, 급격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이르다. 물가 재반등을 동반한 경기침체를 우려할 국면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금과 국채 금리가 숨고르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FOMC에서 연내 인하전망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의 예상경로 이탈에 따른 기준금리 경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시장내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발언이 주가 되는 '매파적 동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키를 쥐고 있지만, 당장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느리거나 닿지 않는 부문에는 손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며 "다만 FOMC 이후 논평에서 예측을 전제로 할지, 현재의 숫자에 무게를 둘 것인지에 따라 금리인하 기대가 3분기가 될지, 4분기 이후로 밀릴지가 갈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멘트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내 인하 경로의 상향 수정을 시사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며 "연준은 연내 인하 기대 소멸이나 인상 반영처럼 자신들의 시그널 이상을 반영한 변화를 원치 않을 것이다. 딱 지금 정도의 매파적 시그널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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