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금리 추월한 인뱅···신용점수도 역전
시중은행 대출금리 추월한 인뱅···신용점수도 역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뱅 3사 신용점수 평균 921점···시중은행보다 높은 경우도
"지속가능한 포용금융 위해서 수익성과 건전성 고려해야"
인터넷전문은행 3사. (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3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평균 신용점수가 시중은행보다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 공급확대라는 당초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4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KCB기준)는 938점으로 집계됐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신용점수는 △KB국민은행 913점 △신한은행 920점 △우리은행 931점 △NH농협은행 932점 △하나은행 933점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평균 신용점수가 5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이다.

토스뱅크도 이번달 평균 신용점수가 920점으로 집계되며 KB국민은행보다 7점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907점으로 5대 시중은행과 3대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낮았지만, 지난 2월까지 줄곧 800점대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신용점수는 신용도를 점수화한 것으로, 금융기관이나 신용평가사가 대출, 연체 등 과거 신용이력을 바탕으로 차주의 상환의지와 상환능력을 평가한 것이다. 1000점에 가까울수록 신용도가 좋다는 걸 의미한다.

인터넷은행 3사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가 올랐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고신용자에게 대출을 많이 내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은행 3사의 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지난해 11월 865점, 12월 866점이었지만, 이번 달은 평균 921점으로 4개월 만에 50점 넘게 상승한 것이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을 취지로 설립된 인터넷은행이 금융 소외계층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 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신용대출 중저신용자 비중 규제에 맞추기 위해 낮은 신용점수 차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며 "하지만 새해가 시작되면서 연초에는 상대적으로 영업을 여유롭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용점수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 금리도 함께 상승했다는 것이다. 보통 신용점수가 높을수록 금리가 낮고, 반대로 신용점수가 낮으면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금리와 평균 신용점수 모두 시중은행을 상회했다.

토스뱅크의 지난달 신용대출의 평균금리(서민금융 제외) 는 7.05%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 NH농협, 하나, 우리, 신한)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04~5.17%로, 모두 토스뱅크보다 낮았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5.97%로 시중은행을 웃돌았다. 케이뱅크는 5.09%로 하나(5.04%)와 NH농협(4.81%)보다 높았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와는 반대인 신용점수 상승 상황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저신용자에게 대출 문턱을 높여 포용금융에서 점점 더 멀어져 중저신용자가 금융 소외계층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카카오뱅크만 목표치를 달성했고,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미달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0% 이상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기준을 완화했다.

반면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증가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0.49%), 케이뱅크(0.96%), 토스뱅크(1.32%)의 연체율은 5대 은행의 평균 연체율(0.29%)을 크게 웃돌았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을 늘리는 동시에 건전성과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포용금융을 위해서 새로운 상품 개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