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發 쪼그라든 신탁수수료···은행권, 비이자이익 활로 모색 '진땀'
ELS發 쪼그라든 신탁수수료···은행권, 비이자이익 활로 모색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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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1분기 신탁수수료 전년比 7%↓
방카·외환 '눈돌리기'···출혈경쟁에 효과는 '글쎄'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고객들이 은행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로 은행들의 신탁 관련 이익도 쪼그라들고 있다. 이자장사 지적에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려야 하는 은행권의 고민이 덩달아 커지고 있지만 활로 모색에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신탁 관련 수수료이익은 2217억원으로 전년 동기(2384억원) 대비 7.0% 감소했다. 홍콩ELS 손실 사태로 은행들이 파생상품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LS, ELT 등 파생상품 판매에 따른 이익은 신탁 수수료이익으로 잡힌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신탁수수료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신탁수수료는 지난해 1분기 5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70억원으로 17.5% 줄었다. 이어 △농협은행 10.2%↓(489억원→439억원) △하나은행 6.6%↓(511억원→477억원) △신한은행 4.9%↓(454억원→431억원) 등을 기록했다.

홍콩ELS 판매 잔액이 가장 적어 ELS(ELF·ELT) 상품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던 우리은행만 홀로 신탁수수료 이익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신탁수수료는 36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9.9% 증가했다.

우리은행 외 다른 은행들의 경우 홍콩ELS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지난해부터 줄줄이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원금비보장형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고 국민·신한·하나은행 등도 올해 초부터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선 주요 수익원인 신탁수수료가 축소된 환경이 뼈아프지만 당장 ELS 상품 판매를 재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홍콩ELS 손실 배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의 고난도금융상품 판매 프로세스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은행권이 먼저 판매 재개를 논의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홍콩H지수가 회복돼 손실폭을 모두 만회하지 않는 한 은행에서 먼저 ELS 판매를 재개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ELS 자율배상도 아직 다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 재개를 논의할 여력이 없다"면서 "금융당국의 고난도금융상품 판매 관련 지침이 있어야 그에 맞춰서 상품을 다시 취급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권은 방카슈랑스, 외환 등 다른 서비스를 강화하며 비이자이익 축소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보험업권의 방카슈랑스 영업이 날로 축소되는 데다 외환서비스의 경우 은행업권 내 환전무료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점유율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방카슈랑스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1143억원→1179억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그룹의 전체 비이자이익은 4조3821억원에서 3조8312억원으로 12.6% 감소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IFRS17) 적용으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가 중요해졌는데, 방카슈랑스가 유리하지 않다 보니 외면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며 "외환서비스의 경우 연계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업계 출혈경쟁이 펼쳐진 상황에서 대규모 고객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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