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업 경영에 '주주행동주의 꽃' 활짝
[전문가 기고] 기업 경영에 '주주행동주의 꽃'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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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민 로코모티브 부사장
전준민 로코모티브 부사장

최근 '한미사이언스'가 자기주식을 소각하면서 다시 화제를 모았다. 주주제안을 통해 정기주총에 이사진 선임 의안을 올렸고, 소액주주의 표심을 더해 가결 성과를 거두면서 '주주행동주의'를 보여준 데다, 약속대로 주주환원에도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총 당시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앞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나아가겠다. 주주환원 정책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를 잊지 않고 서둘러 이사회를 통해 156만5390주의 자기주식을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외에도 이번 주총시즌에는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 행동주의사모펀드까지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가 안건에 반영됐고, 또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실제 올해 로코모티브를 통해 의결권 대행을 맡긴 기업을 살펴보면 주주제안과 관련 의뢰는 8곳 중 4곳이나 됐다. 지난해 8곳 중 2곳에 그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해짐에 따라 주총 현장에서 표심을 확인해 매듭지어야 할 사안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양적 증가보다 의미가 있는 부분은 주주제안 안건이 다양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주요사례를 살펴보면, JB금융지주의 경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측의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면서 금융권 최초의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선제적으로 기업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며, 주주제안이 철회되는 유비쿼스의 사례도 있었다. 유비쿼스소액주주연대는 당초 배당금·감사위원 선임 등을 두고 주주제안에 나섰지만, 주총 전 회사 측이 주주환원 정책 및 무상증자를 결정하자 철회했다.

이외에도 부결됐지만 집중투표제 도입 등 정관 일부 변경을 요구한 강스템바이오텍의 소액주주 주주제안,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등의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선임 등의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 주주제안 등도 주총에서 표심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처럼 다양한 의견이 주총 현장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주주 한사람 한사람이 명확한 의사를 표현하고, 그 한 표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는 표심이라는 꽃 한 송이를 더 이상 호락호락하게 넘겨주지 않는다. 의결권 수거 단계에서도 10명 중 2명만이 의결권을 넘겨줬다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이미 경영 패러다임은 바뀌었다. 주주 없이 기업은 꽃을 피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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