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알바생 임금체불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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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아르바이트 근로자 부당 처우 제보자 A씨의 2016년 12월 출퇴근 시간 기록부. ID체크는 아쿠아리움에 들어서면서 손가락 지문을 찍은 시간이고 오른쪽 파란 부분은 임금이 지급된 출퇴근 기록이다. 파란 표시에선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이 실제로 일한 '분 단위' 기록이 전혀 없다. 빨간 표시 부분은 퇴근 시간 차이가 50분 이상 나는 것을 체크한 것이다. (자료=알바노조)

출퇴근시간 기록 2중 장부…어드벤처 시스템과 같아
"자의 출근 책임 없다" vs "일찍 나와 창고서 일했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월드가 서울 송파구 잠실 아쿠아리움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임금 꺾기'와 '쪼개기 계약'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논란이 아쿠아리움뿐만 아니라 롯데월드어드벤처까지 확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서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알바노조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근로기준법 위반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알바노조는 롯데월드가 아쿠아리움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임금 꺾기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알바노조에서 공개한 출퇴근 시간을 확인해보니 'ID체크시간'과 출·퇴근시간 사이에 평균 30분, 최대 90분 차이가 났다.

ID체크시간은 아쿠아리움에 입장하면서 손가락 지문을 찍어 입력된 시간이다. 2016년 12월28일 출퇴근 자료를 보면, 아르바이트생 A씨는 오전 10시58분에 아쿠아리움에 들어서면서 지문체크를 했다. 하지만 근로대장 출근 시간은 11시였다.

문제는 퇴근시간이다. 같은 날 A씨의 근로대장에 적혀있는 퇴근시간은 오후 8시. 그러나 사업장을 빠져나가면서 지문을 체크한 시간은 오후 9시9분이었다. 1시간 이상 차이가 생긴 것이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근무내역, 임금명세서 등을 법률사무소에서 검토한 결과, 근로기준법 위반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롯데월드는 임금 꺾기는 상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당임금 문제를 제보한 3명은 각각 33만원, 90만원 144만원 수준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을 해보면 연간 4867만원의 임금 체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쪽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손가락 지문을 찍고 아쿠아리움에 들어오는 시간과 실제 근무하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 업무준비시간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5분 빨리 퇴근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이 직접 출·퇴근 시간을 작성하는 근무일지가 따로 있다. 이를 토대로 임금을 준다. 초과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당연히 수당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스로의 의지로 일찍 출근하고 업무시간 이후 늦게 퇴근하는 것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월드의 해명과는 반대 주장도 나왔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쪽은 "진실규명을 위해 만난 제보자는 빨리 출근해 창고에서 물품을 정리하는 일 등을 했다고 밝혔다"면서 "임금체불 문제를 확인하고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이 같은 부당 대우를 받은 노동자들의 추가 제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알바노조와 서형수 의원은 이날 롯데월드가 '쪼개기 계약'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1년 이상 일한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 '꼼수'를 뒀다는 주장이다.

알바노조와 서형수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월드는 2·3·4개월로 나누어 근로계약을 하고 있다. 또 총합 11개월 이상 근무를 하려면 특정 시험을 치러야 했다. 시험에 통과했어도 롯데월드 내부 회의를 거쳐야만 했다.

게다가 롯데월드는 자체 규정인 '캐스트 핸드북'에 아쿠아리움 근무 여성을 대상으로 "눈썹 화장, 붉은색 계열의 립스틱 연출 필수"라고 규정했다. 여성에 대한 꾸미기 노동 강요는 성차별이다.

▲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서비스 매뉴얼. (자료=알바노조)

이에 대해서도 롯데월드 쪽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특정 시험은 급여를 인상하기 위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꾸미기 노동에 대한 규정은 지난 6월 삭제했다고 밝혔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특정 시험 통과와 관계없이 12개월 이상 100% 근무 가능하다. 시험은 급여를 인상시키 위한 제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알바노조는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롯데시네마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어드벤처 아르바이트 근로자 운영 시스템도 아쿠아리움과 같다. 아쿠아리움의 아르바이트 직원 수는 95명이지만 어드벤처는 이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부당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

서형수 의원실 관계자는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에 대한 부당 처우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라면서 "롯데아쿠아리움에 대해 특별근로감독 요청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정감사에서도 이를 다룰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출퇴근 근무일지를 살펴보면 '분 단위' 기록이 전혀 없다. 아쿠아리움뿐만 아니라 롯데월드어드벤처, 롯데시네마 등에서도 임금 꺾기가 관행이었다. 롯데 계열사에 대한 전반적인 특별근로감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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