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삼성금융 슈퍼앱 '모니모', 은행과 손잡고 부진 털어낼까
[금융톺아보기] 삼성금융 슈퍼앱 '모니모', 은행과 손잡고 부진 털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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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손 내민 모니모···부족한 조각 채워 반전 모색
뒤늦은 마이데이터에 부진···삼성 이름값에 못미친 흥행
부족한 성능은 '여전'···아웃링크, 안정성 등 해결 시급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진=구글 플레이스토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출시 2년차에 접어든 삼성금융의 슈퍼앱 '모니모'가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부족한 조각이었던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완전한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천명한 것이다.

업권에선 모니모가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을 기록했던 만큼, 이번 제휴가 시장점유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너지가 나지 않는 아웃링크 방식과 앱의 불안정성이 수차례 지적됐던 만큼, 부족한 앱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진단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최근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앱인 '모니모'와의 제휴를 제안했다. 대상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은행과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다.

제안을 받은 은행 중 참여를 결정한 은행은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케이뱅크 등 3사로 알려졌다. 모니모의 대표 운영사인 삼성카드는 3개 은행이 제안한 모니모 활성안을 토대로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제휴배경으로 거론된 것은 모니모의 리워드 포인트인 '모니머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모니머니를 다양한 혜택으로 제공하는 것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은행 협업으로 활성화 노려

이번 제휴에 대해 업권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금융 슈퍼앱을 표방한 모니모지만 정작 핵심 조각이 되어줄 은행이 없었던 만큼, 이번 제휴로 종합금융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모니모는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공동 브랜드 '삼성 금융 네트웍스'가 지난 2022년 4월 출시한 통합 금융플랫폼이다. '모이는 금융, 커지는 혜택'을 슬로건처럼 2300만명대로 추산되는 삼성금융계열사의 방대한 회원수를 바탕으로 금융플랫폼 내 공룡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모니모를 이용한 월간 사용자 수(MAU)는 안드로이드 기준 약 283만명에 불과했다. 일찌감치 MAU 1000만을 돌파했던 'KB스타뱅킹'이나 '신한 쏠(SOL)'에 크게 못 미친다.

이 같은 부진의 원인으로 업권 관계자들은 뒤늦은 마이데이터 합류를 꼽는다. 일찌감치 예비 인가를 받고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개시한 타사와 달리, 모니모가 마이데이터를 탑재한 시점은 지난해 11월이다. 다른 금융사나 핀테크와 비교했을 때 2년 가량 늦게 출발했다.

이는 삼성카드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암보험금 부지급과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아, 운영을 맡은 삼성카드가 신사업 진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융앱의 핵심 기능이 빠지면서 앱의 기능이 단순해졌다는 점이다. 타사 앱의 경우 오픈뱅킹을 활용해 흩어진 자산들을 체크하거나 이동시킬 수 있고, 자신의 소비패턴을 파악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액 저금통, 리셀 캘린더, 환테크, 챌린지와 같은 특색 있는 기능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면 모니모의 경우 각사별 탭에서 일부 기능만 수행할 수 있을 뿐, 주요 서비스는 각자의 앱으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중심을 잡아줄 은행이 없는데다, 카드, 보험, 증권 등에 나눠진 고객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제약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모니모에 차별성 있는 기능이 추가되지 못했고, 종합자산관리라는 금융권의 시류에 벗어나게 된다. 그 결과 삼성이라는 이름값에 혹했던 소비자의 관심은 타사 플랫폼으로 이동했으며, 사용자수에서 나타나듯 기존 고객들의 유입 역시 일부에 그친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초 다르게 설계된 앱들을 하나로 묶다보니 앱도 무거워지고, 가져오기 어려운 기능이 많아 아웃링크가 추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실질적 기능이 부족하고, 내부에서도 불만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현재 많이 개선됐지만 삼성이라는 이름값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달린 '모니모'에 대한 저평점 리뷰(왼쪽)와 고평점 리뷰(오른쪽). 부정적 내용 대부분은 앱의 성능과 불편한 과정을 지적한 반면, 긍정적 내용 대부분은 리워드인 '젤리'와 앱테크를 언급하고 있다. (사진=구글플레이스토어)
구글플레이스토어에 달린 '모니모'에 대한 저평점 리뷰(왼쪽)와 고평점 리뷰(오른쪽). 부정적 내용 대부분은 앱의 성능과 불편한 과정을 지적한 반면, 긍정적 내용 대부분은 리워드인 '젤리'와 앱테크를 언급하고 있다. (사진=구글플레이스토어)

현재 모니모에 대한 사용자나 커뮤니티의 관심은 모니모의 리워드인 '젤리'를 위한 출석체크나 이를 더 얻기 위한 방법에 쏠려있을 뿐, 금융앱으로의 브랜드 파워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모니모를 이용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모니모A 카드' 같은 연계상품도 나왔지만, 관심도는 높지 않다.

결과적으로 이번 제휴를 통해 종합플랫폼으로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해당 은행의 고객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떨어진 관심도를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삼성 측에서도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완성도 여전히 '발목'···아웃링크, 안정성 등 해결 시급

제휴와 함께 부족한 앱 완성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대표적으로 모니모의 주요 서비스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5개의 앱을 깔아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모니모 내 주식 매수 화면. 주식 관련 조회는 모니모에서 가능했지만, 매수를 위해서는 삼성증권 앱이 필요했다. (사진=신민호 기자)
모니모 내 주식 매수 화면. 주식 관련 조회는 모니모에서 가능했지만, 매수를 위해서는 삼성증권 앱이 필요했다. (사진=신민호 기자)

예를 들어 현재 특정 주식에 대한 정보는 모니모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해당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삼성증권 앱으로 이동해야 한다. 또한 앱 내에서 삼성카드의 상품을 신청할 수는 있지만, 결제 기능이 없어 삼성카드 앱을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시너지도 부족하다. 모니모의 최초 화면을 보면 리워드인 '젤리', 출석체크, 오늘의 소식 등의 서비스로 구성됐다. 각사별 상품 등을 확인하기 위해선 '상품탭'을 통해 들어가야 하며, 이마저도 증권, 화재, 생명, 카드 등으로 분리됐다.

또한 증권이나 화재 관련 상품을 선택하면, '삼성증권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같은 지연메시지가 나오며, 해당 계열사 상품들만을 소개한다. 실질적으로 개별앱의 기능을 연결하는 형태며, 이 과정에서 카드나 보험 관련 서비스가 끼어들 여지는 적다.

이는 기본 토대를 마이데이터 없이 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추후 은행 서비스가 탑재됐을 때도 주요 서비스를 해당 은행의 앱에서 이용해야 한다면, 모니모는 종합플랫폼이 아닌 단순 중개자 역할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반대로 기존 삼성화재 등의 앱에서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모니모를 통해야만 한다. 모니모의 사용자수를 늘리기 위한 방편이나, 기존 각사의 개별앱을 써온 고객들의 불편함 역시 심심찮게 들린다. 특히 번거로움에 익숙치 않는 고령층의 반발이 거셌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연결된 서비스의 경우 법적 요건이나 프로그램의 효율성 측면에서 채택한 면이 있다"며 "인앱과 아웃링크를 혼용하는 방식은 대부분의 앱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다. 모니모 만의 특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불안정한 환경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실제 모니모 출시 후 여러 전산오류나 지연이 발생했으며, 필자가 직접 모니모를 설치하고 상품을 가입하는 과정에서도 지연되거나 몇몇 오류가 발생했다. 추후 은행과의 제휴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모니모 앱 설치(오른쪽) 및 이용과정(왼쪽)에서 발생한 오류 화면. (사진=신민호 기자)
모니모 앱 이용과정(왼쪽)과 설치과정(오른쪽)에서 발생한 오류 화면. (사진=신민호 기자)

결과적으로 이번 은행과의 제휴는 플랫폼 영역을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에 유효한 방안이지만, 근본적으로 앱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러 회사를 묶다보니 플랫폼 자체가 모호해졌다. 전권을 지닌 회사가 없다보니 서비스 등도 어정쩡해진 것"이라며 "특정 회사나 주체를 정해 플랫폼을 가다듬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가 다른 만큼 협업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지금의 아웃링크 방식이 주가 된다면 효용성면에서도 크게 나아지긴 어렵다고 본다"며 "당장 은행서비스가 탑재돼도 큰 시너지가 날 것 같진 않다. 고객이 모니모를 이용할 유인이나, 납득할 만한 기능들을 갖추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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