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확보···'음료사업'에 눈 돌리는 제약사
캐시카우 확보···'음료사업'에 눈 돌리는 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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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HK이노엔·동화약품·종근당건강 등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 확대 수단"
"음료 시장 나눠먹기 식의 경쟁이 될까 우려"
HK이노엔 '티로그(Tealog)'(왼쪽)와 종근당건강 '마시는 락토핏 유산균 오리지널'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음료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제약사 특유의 건강한 이미지를 통해 더 신뢰가 가고 일반 음료보다 효능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소비 심리를 겨냥한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 중 음료 제품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광동제약은 지난해 '삼다수' 매출 3095억원, '비타500' 매출 185억원으로 매출의 식음료 비중이 높았다.

최근 광동제약은 시트러스 과일 농축액을 함유한 '썬키스트 오렌지 소다'와 '썬키스트 자몽 소다'를 출시했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해 미국 협동조합 '썬키스트그로워스'와 한국사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제품 개발부터 생산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지난 2일 어린이 차음료 브랜드 '꼬소꼬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음료사업의 성공 선례를 바탕으로 제약사들은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음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HK이노엔은 제로 칼로리 아이스티 브랜드 '티로그(Tealog)' 아이스티 2종을 출시했다. 티로그는 최적의 온도에서 찻잎을 직접 우려 추출한 '리얼 티 브루잉' 공법으로 차 본연의 진한 맛과 향을 살렸으며 출시 석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했다.

동화약품은 건강관리 음료 2종인 '시원하게 비우는 배러라이트'와 '환하게 빛나는 배러화이트'를 출시했다. 배러라이트는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수용성 식이섬유)'을 함유해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기능성 표시 식품 인증을 받았다. 배러화이트는 피부를 위한 '글루타치온' 함유 음료다.

종근당건강은 연 매출 6000억원대를 올린 유산균 브랜드 '락토핏'의 음료 버전인 '마시는 락토핏 유산균 오리지널'을 선보였다. 락토핏 음료는 종근당건강의 기술인 핵심 균주 조합 'LACTO-5X'를 요거트에 적용한 신바이오틱스 발효유다.

다만, 음료사업에 진출했다가 매출 부진으로 사업을 철수한 제약사들도 있다.

JW중외제약은 2014년 포도당 음료 '4PM'을 출시했지만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못했고 유한양행과 보령은 각각 숙취해소음료 '내일엔'과 '엑스솔루션'을 선보였지만 숙취해소제 선발주자들의 비해 아쉬운 성적을 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의 음료 시장 진출에 대해 본업인 연구개발(R&D)을 소홀히 하거나 과도한 경쟁을 하게 된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음료사업이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캐시카우 역할을 할 뿐"이라며 "다만 한정된 시장에 많은 제약사들이 진출하면서 시장 나눠먹기 식의 경쟁이 될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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