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또 내린다···영끌족 이자부담 '여전'(종합)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또 내린다···영끌족 이자부담 '여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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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규코픽스 3.59% '0.03%p↓'·넉달째↓
최고 '우리銀 5.98%'·최저 '국민·농협 3.82%'
노원구 상계동의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중동전쟁 확전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3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하면서 이자상환 부담을 겪던 영끌족들도 당분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5%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데다 향후 중동전쟁 전개상황에 따라 물가가 치솟을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코픽스 하락 체감효과가 크진 않을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59%로 전월(3.62%)보다 0.03%p(포인트) 하락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해 9월 상승세로 돌아선 후 11월 4.00%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12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2월에 전월 대비 0.16%p 하락한 데 이어 1월 0.18%p, 2월 0.04%p, 3월엔 0.03%p 떨어지면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3월 잔액기준 코픽스도 전월(3.81%)보다 0.03%p 떨어진 3.78%를 기록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2년6개월 만에 하락한 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3.19%로 전월(3.24%)보다 0.05%p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번 코픽스 하락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 금리는 2월 3.653~3.722%, 3월 3.637~3.709%로 최고·최저금리 수준이 모두 3월이 낮다. 올해 들어 하락세를 타던 6개월물 금리는 2월 들어 상승세를 기록하다 3월부터 다시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이와 연동된 주담대 변동금리도 낮아진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하락한다. 코픽스를 변동형 주담대 지표로 삼는 KB국민·우리·NH농협 등 3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5.98%(우리은행 신규코픽스), 최저금리는 연 3.82%(농협은행 신규코픽스·국민은행 신잔액코픽스)다.

주요 시중은행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주요 시중은행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기존 연 3.91~5.31%에서 연 3.88~5.28%로 최고·최저금리가 코픽스 하락분만큼인 0.03%p씩 떨어진다. 우리은행도 연 4.81~6.01%에서 연 4.78~5.98%로 상단과 하단이 0.03%p씩 하락한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출시 은행채 등 현재 시장금리 수준이 함께 반영되는 농협은행의 경우 금리가 연 3.90~5.90%에서 연 3.82~5.82%로 상단과 하단이 0.08%p씩 하향조정된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도 일제히 하락한다. 국민은행의 신잔액기준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3.87~5.27%에서 연 3.82~5.22%로, 우리은행은 연 4.77~5.97%에서 연 4.72~5.92%로 각각 하락한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자상환 부담을 겪던 대출자들은 한시름 덜 수 있게 됐지만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연준에 이어 한국은행에서도 본격적인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3월 미국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상황에서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물가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다.

관련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 깜빡이를 켤까 말까 고민을 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로 들어가기 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에 부합한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유가 등의 문제로 기존 예상 경로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실제 국내 주요 은행들은 연초부터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날 조짐을 보이자 시장금리 흐름과 별개로 대출금리를 잇달아 올렸다.

앞서 지난 2월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를 0.05~0.2%p씩 올린 신한은행은 이달 1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0.04~0.3%p 인상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가계대출 금리를 0.23%p, 0.1~0.3%p 각각 올린 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금리를 인하하면 한은이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하는 그림을 기대했으나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잡히지 않고 있고 중동리스크도 부상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국내외 여러 요인들을 종합하면 차주들이 기대할 만한 금리 하락세가 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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