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쑥'···지방은행 건전성 '비상'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쑥'···지방은행 건전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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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銀 무수익여신 25%↑, 연체율도 급등···건전성 위험
지역경제 장기 침체에 이자조차 못갚는 '한계기업' 증가
"건전성 관리 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이어져"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지난해 지방은행의 무수익여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에다 고금리 장기화로 지역 중소기업과 지방 소상공인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하는 지방은행의 자산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 등 5개 지방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8148억원으로, 전년(6531억원) 대비 24.7% 급증했다.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38%에서 0.52%로 0.14%p 상승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원금과 이자를 받지 못하는 대출로,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받지 못하는 부실대출이다. 이 때문에 소위 '깡통대출'로 불린다.

지방은행 중 무수익여신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은행으로, 무수익여신 잔액이 649억원에서 1135억원으로 74.9% 증가했다. 부산은행이 1595억원에서 2300억원으로 44.3% 증가했고, 전북은행이 1127억원으로 35.6% 오르며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경남은행은 1124억원에서 1175억원으로 4.5%, 대구은행은 2316억원에서 2411억원으로 4.1% 증가하는데 그쳤다. 

무수익여신뿐 아니라 연체율도 급등했다. 지방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평균 0.69%로, 전년(0.42%)과 견줘 0.27%p 증가했다. 특히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북은행으로 1.09%을 기록했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이 늘어난 것은 지역경제 장기 침체에 따른 지역 중소기업의 실적 악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은 지역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10조2861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 잔액(121조3122억원)의 90%이상을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출 원리금은 물론이고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13개 지역이 어음 부도율은 0.45%로, 2022년 0.14% 대비 0.41%p 상승했다. 

지역 법인 파산도 눈에 띄게 급증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법원 및 회생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건수는 554건으로 1년 전(308건)보다 79.9% 늘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90%대로 시중은행보다 높아 경기 변화에 더 취약한 구조"라며 "무수익여신이 급증하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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