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에 꽂힌 그 남자···권진혁 한국차문화박물관 관장
보이차에 꽂힌 그 남자···권진혁 한국차문화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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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엔 3억원짜리 보이차, 기원전 차나무 사진 등
"차는 산과 나무 보면서...차인(茶人)으로 남겠습니다”
권진혁 한국차문화박물관 관장 (사진=김무종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제천 국사봉로에 자리잡은 한국차문화박물관. 자동차가 아니다. 보이차에 꽂힌 권진혁 관장이 폐교(옛 봉남초등학교)를 활용해 차문화를 소개하는 곳이다.

권 관장이 차에 미친 것은 50년이지만 보이차에 천착한 기간은 30년이다. 대부분 시중에 숙차가 만연해 있는 가운데 생차에 대해 강조하는 공간이 제천 차문화박물관이다.

서부해당화가 운동장에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 운동장은 정원이 돼 권 관장이 이 나무 저 나무를 식재했다.

그는 “돈을 벌려면 커피전문점처럼 시내에 가게를 차렸겠지만 차는 이런 곳에서 산과 나무를 보며 마셔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반문한다.

생차와 숙차 (사진=서울파이낸스)
생차(위)와 숙차 (사진=서울파이낸스)

권 관장은 숙차와 생차는 색깔부터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오래되면 모두 검은색으로 변하지만 확실히 생차가 오래돼도 흰 기운이 돈다. 검지 않으려, 근묵자흑(近墨者黑) 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 같다. 

박물관으로 쓰이는 폐교의 복도 한쪽에는 생수가 가득 놓여있다. S 브랜드다. 그 브랜드가 연수이기 때문에 쓴다는 것이다. 다른 생수를 사용하면 차맛도 다르다고 한다.

제천 한국차박물관은 교실 안 뿐아니라 복도를 활용해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방문객에게 설명하고 있는 권진혁 관장. (사진=서울파이낸스)
제천 한국차박물관은 교실 안 뿐아니라 복도를 활용해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방문객에게 설명하고 있는 권진혁 관장. (사진=서울파이낸스)

때마침 손님 두분이 찾아와 같이 권 관장의 안내에 따라 박물관 투어를 한다. 박물관 안에는 찻잔부터 다양한 차 관련 물품들이 빼곡했다. 어떤 보이차는 시가 3억원이나 되는 것도 있었다. 이는 경매시장에서 동종 차가 2억원 넘게 판매된 것을 기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중국 미인의 이름을 딴 서시 찻잔은 여인네 이쁜 가슴처럼 선이 부드럽다. 사진 중에는 중국의 기원 전 차나무가 권 관장 뒤로 함께 찍힌 것도 있다. 수령 3200년이다. 

권 관장은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에서도 베트남 쪽과 접한 열대와 아열대 사이 지역에 많이 자란다"고 설명했다. 보이차 때문에 권 관장이 중국을 왔다갔다 한 횟수는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보이차를 내어주는 권 관장 (사진=서울파이낸스)
보이차를 내어주는 권진혁 관장 (사진=서울파이낸스)

이제 직접 권 관장이 내어놓는 보이차를 마실 타임이다. 말그대로 티타임. 처음 우려낸 물은 버리고 약 15회까지는 우려 마실 수 있다고 한다. 두 종류의 차를 권했는데 확실히 연륜있는 생차가 더 깊이가 있었다. 차를 마실 것이냐 들을 것인가. 더 느끼기 위해 차를 와인 시음처럼 혀와 코를 이용해본다.  

그는 시중의 커피 애호 특히 외국 브랜드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차를 알게되면 결국 커피는 안마시게 된다는 것. 

권 관장은 “끝까지 차인(茶人)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제천 한국차문화박물관 (사진=김무종 기자)
폐교를 활용한 제천 한국차문화박물관 (사진=김무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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