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를 바꾼 '진성영업'···불황 뚫고 폭풍성장
하나카드를 바꾼 '진성영업'···불황 뚫고 폭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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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535억원, 전년比 164.9% 폭등···4분기 연속 상승세
비결은 본업 중심 영업확대 전략···해외·법인 강화도 한몫
건전성·비용 문제는 숙제거리···"압도적 성장세 이어갈 것"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하나카드)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하나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의 '진성영업' 전략이 통했다. 고금리·불황 등 대외 악재 속 본업인 신용판매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취급액을 확대한 결과 순이익이 일년새 2.6배 증가하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비주류였던 해외·법인 부문의 급격한 성장세 역시 실적개선세를 이끈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일년새 2.6배 성장···4분기 연속 실적 개선 성공

3일 하나금융그룹 공시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5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9%나 급증했다.

이는 현재 실적이 공개된 금융지주계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전체순이익이 33.2% 증가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세가 가파르다. 만년 7위였던 순이익 순위도 우리카드(291억원)를 제치고 한계단 올라갔다.

특히 하나카드는 지난해 2분기(548억원)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순이익 개선에 성공, 우상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실적개선의 핵심 요인은 영업확대 전략이다. ‘영업통’으로 알려진 이 사장은 취임전인 2022년 당시의 실적악화 요인으로 영업력 약화를 지목,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신용판매 중심의 영업확대 전략을 구사했다.

실제 1분기 하나카드의 총 자산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나 확대됐으며, 매출액은 21조7972억원으로 일년새 2.7% 증가했다.

매출 구성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부각된다. 매출액 중 일시불 취급액(18조3613억원)이 전년 대비 8.8% 증가한 반면, 할부 취급액(2조1253억원)은 5.8%나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위험 상품군인 카드론(5018억원)의 경우 일년새 50.1%나 급감했으며, 현금서비스 취급액(6900억원)도 19.7%나 감소했다.

이 같은 신용판매 중심의 영업전략으로 1분기 수수료이익(87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05.8%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순이자수익(1122억원)이 2.3% 증가에 그쳤으며, 기타영업이익(360억원)은 오히려 3.1%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해외·법인매출의 급격한 성장···수익성도 꾸준히 개선

흥미로운 성장지표도 여럿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해외매출의 성장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1분기 해외매출은 1조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나 급증했다.

해당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해외체크 부문이다. 해외여행의 필수템으로 등극한 '트래블로그'의 흥행을 바탕으로 1분기 해외체크 결제액(5758억원)이 전년 대비 172%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자산규모 기준 업권 7위인 하나카드의 해외체크 비중은 1분기 기준 카드사 전체의 49%에 달한다.

법인매출도 껑충 뛰었다. 1분기 국내 기업매출은 4조87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나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호성 대표는 직접 영업현장에 뛰어드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으며, 은행 재직 당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법인매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는 기존 하나카드가 건전성 중심의 내실화 전략에 집중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실제 이 대표 취임 전인 지난 2022년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1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나 급감한 바 있다. 이는 지주계 4개 카드사의 순익 감소폭(8.3%)의 세배에 달하며, 이처럼 악화된 실적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고른 성장세에 수익성도 극단적으로 개선된다. 단적으로 1분기 말 하나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1.57%, 9.22%로 전년 동기 대비 0.92%p, 5.49%p씩 급등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비용 상승세에도 국내·해외 취급액의 확대, 연회비 수익 증가, 모집·판촉비 절감 등을 통해 성장세를 시현했다"며 "특히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강도 높은 자산 재조정을 병행한 결과 신용판매 자산이 크게 늘었다. 이에 핵심이익인 수수료 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악화된 건전성과 불어난 비용은 고민거리

다만 1분기 호실적의 이면엔 풀어야할 숙제도 여럿 눈에 띈다. 고금리 환경 속 악화된 건전성이 대표적이다.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대출취급을 축소했음에도 1분기 하나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6%나 급증했다. 이에 연체율 또한 1.94%로 일년새 0.8%포인트(p)나 악화됐다.

이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1분기(4277억원) 기준 전년 대비 34%나 늘렸지만, NPL 커버리지 비율은 235.77%로 109.04%p나 하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도 떨어진 상태다.

불어난 비용도 걸림돌이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3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87.5%나 증가한 바 있다. 이는 영업확대를 위한 비용조달의 결과지만 고금리 기조 속 수익성에 발목을 잡을 만한 요소다.

현재 공시된 1분기 수수료비용의 경우 4105억원으로 일년새 5.9% 늘었으며, 판매관리비는 700억원으로 1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금리상승 등 외부적 요인으로 비용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업계 공통의 현상”이라며 “건전성도 고금리·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악화됐지만, 작년 하반기 시행한 신용관리정책 강화로 올해 들어 신규연체액은 감소 추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연체율이 높은 고이율 자산 등을 중심으로 부실자산을 상매각하고 리스크와 손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예정"이라며 "올해 어려운 대외환경에도 진성영업을 통한 이익 펀더멘탈을 구축, 압도적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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