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6곳 "하반기 신규채용 안 한다"
대기업 10곳 중 6곳 "하반기 신규채용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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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내수부진 등 영향···수시채용 활용 계획
(사진=한국경제인협회)
(사진=한국경제인협회)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 내수부진 우려 등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기업 절반 이상이 올 하반기 채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응답 120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6곳(57.5%)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40.0% △채용이 없는 기업은 17.5%였다. 전년 동기 조사와 비교하면 올해 하반기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0.9%p 증가했고 △채용계획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8.0%p 감소했으며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7.1%p 늘었다.

한경협은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이 작년보다 늘어난 것은 최근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인력을 정해진 기간에 뽑는 공개채용과 달리 채용시기‧규모 등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채용계획 수립 부담이 완화된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64.8% △줄이겠다는 기업은 17.6% △늘리겠다는 기업은 17.6%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와 비교하면 △작년과 유사한 규모로 채용하겠다는 기업(64.8%)이 작년 대비 7.0%p 늘었고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17.6%)과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17.6%)은 각각 6.8%p, 0.2%p 줄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수익성 악화,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23.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20.6%)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7.5%) 순으로 응답했다.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 차원(55.6%)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 호전(22.2%)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의 인력수요 증가(11.1%)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 △수시채용 증가(2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력직 채용 확대(20.5%) △기업문화 적합도(컬쳐핏)에 대한 고려 증가(15.5%) △중고신입 선호 현상 심화(14.6%) △AI 등 신산업·신기술 분야 채용 확대(13.2%) 등의 순으로 올해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를 내다봤다.

기업들은 이 같은 변화를 고려해 신규채용을 줄이는 대신 수시채용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응답 기업 10곳 중 7곳(70.0%)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0.8%,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9.2%였다. 반면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0.0%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개선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7.5%)를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7.5%)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12.5%) 등을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하반기 세계경기 둔화 우려, 내수부진, 경기심리 악화 등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보수적인 채용이 예상된다"라며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 논의를 지양하고 각종 지배구조·진입규제를 완화해 신산업 발굴과 기업투자·고용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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