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에 내린 숙제···"새로운 시장 개척하라"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에 내린 숙제···"새로운 시장 개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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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관·동원·동선 3형제, 신사업·투자처 발굴 전진 배치
계열 분리 작업 막바지···"인적 네트워크 확대 초점"
2022년 11월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2022년 11월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승연 한화 회장(왼쪽 세 번째)과 김동선, 김동원, 김동관 3형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들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최전방에 배치됐다. 김 회장이 세 아들을 통해 그룹의 성장동력 확보와 체질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29일 그룹 내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이사를 맡은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번 인사로 김 부회장은 그룹의 에너지, 석유·화학 사업을 도맡아 신성장동력과 신규 투자처를 발굴한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이번 인사로 그룹 내 핵심 사업군인 방위산업과 에너지 분야에서 지배력이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김동관 부회장은 현재 어려운 시장 환경에 직면한 석유화학 사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및 신규 투자처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특히 미래 혁신 기술 등 전략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그동안 그룹 내에서 태양광과 수소 등 에너지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특히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은 최근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잠시 고전하고 있으나 북미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얻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솔라허브' 구축이 완료되면 한화솔루션은 북미 태양광 점유율 1위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또 2022년에는 그룹 내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해 방산 역량을 강화했다. 방산 부문은 지난해 인수한 한화오션과 시너지를 통해 항공뿐 아니라 해양까지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은 지난 6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할 발판도 마련했다. 

김동관 부회장보다 앞서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지난해 2월 사장으로 승진해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진출 15년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했다. 또 한화생명은 올해 4월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40%를 인수해 현지 은행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밖에 올해 초에는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의 존 리아디 대표와 만나 협력관계를 강화했으며 세계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 하비 슈워츠 대표와도 만남을 갖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김승연 회장이 삼남 김동선 부회장과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협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로보틱스)
지난 4월 김승연 회장이 삼남 김동선 부회장과 한화로보틱스 본사를 방문해 협동로봇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로보틱스)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그룹 내 신사업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의 전략기획담당을 맡아 로봇 사업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유통·서비스 사업군에서 로봇의 사용처를 모색하며 서비스 분야에 로봇 도입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화로보틱스는 제조현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협동로봇뿐 아니라 서비스 로봇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룹 내에서도 로봇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보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4월 한화로보틱스를 방문해 "로봇은 우리 그룹의 중요한 최첨단 산업"이라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혁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달라"고 강조했다. 

3형제가 기존 사업의 안정화보다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데는 김승연 회장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3형제가 각각 방산·에너지, 금융·핀테크, 유통·서비스로 계열 분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자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으라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그레이트 챌린저'를 강조하며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그룹 사업 전반의 지난 성과가 시장의 변화에 힘입은 것은 아닌지 냉철히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는 비우호적 환경에서도 시장의 거센 파도를 거뜬히 넘을 수 있는 한화만의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 약 13.2%를 확보해 지주사의 지배력을 높였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해 3형제 지분이 100%인 계열사다. 

재계에서는 한화에너지의 지배력 강화를 통해 그룹 경영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분 인수와 관련해 "한화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 양사간 사업적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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