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자회사 12곳 CEO 경영 승계 레이스 '막 올랐다'···안정 vs 쇄신
신한금융, 자회사 12곳 CEO 경영 승계 레이스 '막 올랐다'···안정 vs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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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자경위, 자회사 CEO 경영승계 계획 개정···'롱리스트' 선정
'힘 받는' 연임설 속 정상혁·문동권·이영종 등 '빅3' 관전 포인트
신한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 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은행, 카드, 라이프 등 핵심 자회사를 포함, 임기 만료를 앞둔 12명의 CEO들에 대한 현미경 검증에 돌입한다.

내년에도 경기 불황, 규제 강화 등 금융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진옥동(63) 지주 회장의 의중이 자회사 CEO 인사에 반영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지난 10일 회의를 열고 자회사 경영승계계획을 개정했다. 이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에 돌입했다.

신한금융 자경위가 예년과 달리 자회사 CEO 승계절차에 일찍 돌입한 것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들에 투명한 지배구조와 CEO 선임절차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마련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이사회는 지주 및 은행 CEO에 대한 경영승계절차를 최소 3개월 전부터 개시해야 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CEO 육성후보군을 상시 관리하다 12월 초 압축후보군을 선정한 후 같은달 중순경 자회사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발표해왔다.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 검증부터 최종 후보 발표까지의 절차가 한 달 이내로 이뤄져온 셈이다. 올해는 승계절차를 일찍 시작한 만큼 CEO 후보군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 인사 검증에 들어가야 하는 자회사는 총 12곳이다. 정상혁(60)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문동권(56) 신한카드 대표 △이영종(58) 신한라이프 대표 △정운진(60) 신한캐피탈 대표 △이희수(60) 신한저축은행장 △이승수(57) 신한자산신탁 대표 △조경선(59) 신한DS 대표 △정지호(61)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김지욱(55) 신한리츠운용 대표 △이동현(53) 신한벤처투자 대표 △강병관(47) 신한EZ손해보험 대표가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된다. 내년 3월에는 박우혁(61) 제주은행장의 임기도 만료된다.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불지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중장기 관점의 경영시계와 성과·책임경영을 강조해온 진옥동 회장의 의중을 고려했을 때 리더십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등 '빅3' 자회사 CEO들의 연임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왼쪽부터) 정상혁 신한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사진=신한금융그룹)
(왼쪽부터) 정상혁 신한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사진=신한금융그룹)

핵심 자회사로서 그룹 내 2인자격인 신한은행장 자리는 정상혁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2월부터 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는 정 행장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535억원을 달성하며 '리딩뱅크'에 올랐다. 횡령, 부당대출 등 각종 금융사고를 일으킨 다른 은행들과 달리 내부통제 이슈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는 진 회장의 '고객중심 정도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의 연임도 유력하다는 평가다. 2009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첫 카드사 내부 출신 CEO인 문 대표는 직원들의 신임을 받는 인사로 잘 알려져있다. 취임 직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문 대표는 카드업권 경력만 20년 이상인 전문가로, 불황 속에서도 업계 1위 수성에 성공하고 있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도 업계 2위 도약을 목표로 연간 순이익 5000억원 달성을 목전에 두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등 보험업계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라이프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세 CEO 모두 초임이란 점이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통상 금융지주 계열사 CEO는 관행적으로 2년 임기 만료 후 1년의 임기를 더 부여받아 왔다.

그 외 다른 자회사들의 경우 예상 외 인사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진 회장은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난 자회사 9곳의 대표(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희수 신한저축은행장·조경선 신한DS 대표·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박우혁 제주은행장·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를 모두 연임시켰다.

지난해 말 안정에 방점을 두고 리더십 교체폭을 최소화한 데다 촘촘한 인사 검증을 예고한 만큼 빅3 외 자회사들에 대해서는 '혁신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관련해 자경위 관계자는 "과거 대비 자회사 경영승계절차를 일찍 개시한 만큼 위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후보군을 면밀하게 심의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신한금융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갈 최적의 대표이사 후보를 최종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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